보유 기재 평균 기령 14년…타 항공사보다 높아
20년 넘은 기재도 3대 운항하고 있어
엔진 문제로 회항 반복…내부서도 불만 나와
1일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보유한 여객기 40대의 평균 기령(비행기 연수)은 14년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민간 항공사가 보유한 기재 중 상대적으로 높은 기령이다.
168대를 보유한 대한항공과 79대를 운항 중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평균 기령은 각각 11년, 12년이다. 이는 제주항공보다 각각 27%, 16.6% 낮은 편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도 기재 30대의 평균 기령이 12년 수준이다. 항공기 10대를 운항 중인 이스타항공은 평균 기령이 7년으로 더 낮다.
통상 생산 20년이 초과한 항공기는 '노후 여객기', 15년이 지난 항공기는 '준노후 여객기'로 분류한다. 특히 기령이 20년이 넘는 항공기는 퇴역 절차를 거친 후 새 항공기로 대체되는 사례가 많다.
제주항공은 보유 40대 항공기 중 3대가 21년째 운항 중인 '노후 여객기'다. 기령이 15년 이상인 '준노후 여객기'도 12대에 달한다. 심지어 제주항공이 올해 4월과 6월 도입한 B737-800 항공기 2대도 기령이 15년이 지난 '준노후 여객기'였다.
이처럼 기령이 15년을 넘는 '준노후 여객기'는 더 많은 정비가 필요하고, 운항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부품 금속 색과 특성이 변해 안전에 차질을 줄 수 있어서다. 이같은 노령 기체는 여객기 사고의 한 원인으로 여겨지는 만큼 적재적소의 부품 교체나 수리도 요구된다.
그러나 현행 항공법은 노령 기체에 대한 운항 금지 제한을 두지 않고, 단순히 권고 시점을 25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이 노령 기체를 운항한다고 해도, 정부가 이를 막거나 벌금을 물리는 법적 조치는 할 수 없다. 노후 여객기를 교체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항공사들의 자발적 의지가 중요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특히 인력난으로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며 일부 정비사들이 이탈하는 문제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여객기 안전 문제를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기일 항공안전정책연구소 전 소장은 "기령이 낮은 최신 여객기일수록 비싼 리스비를 줘야 하기 때문에 아예 준노후 여객기를 도입해 지출 비용을 줄이려는 것"이라며 "준노후 여객기를 제대로 운항하려면 엔진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등 까다로운 정비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 10월과 11월 각각 김포발, 방콕발 항공기가 이륙 중 엔진 결함으로 긴급 회항한 바 있다. 당시 승객들은 긴급 회항에 따라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이같은 회항 사실은 사내 공지를 통해 제주항공 임직원에게도 알려지며 안전 운항에 대한 내부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엔진 결함에 따른 항공기 회항은 항공업계에서 1년에 한 차례도 흔치 않은 일로 그만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는 중대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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