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행' 투수 진해수 "엘롯기에서 다 뛰어보게 됐네요"

기사등록 2023/11/30 12:37:51

KIA에서 데뷔해 SK, LG 거쳐 롯데로

[서울=뉴시스] 트레이드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진해수.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엘롯기에서 다 뛰어보네요."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게 된 베테랑 좌완 투수 진해수(37)의 말이다.

엘롯기는 전국구 인기 구단인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를 묶어서 통칭하는 말이다. KIA 타이거즈에서 프로에 데뷔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LG 트윈스를 거쳐 롯데에 새 둥지를 튼 진해수는 인기 구단을 모두 거쳐본 선수가 됐다.

롯데는 지난 27일 LG에 2025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진해수를 영입했다. 불펜진에 김진욱, 심재민 등 경험이 적은 좌완 투수만 있었던 롯데는 진해수를 데려와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2005년 KIA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진해수는 2006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았고, 올해까지 통산 788경기에 출전해 23승 30패 2세이브 152홀드 평균자책점 4.96의 성적을 거뒀다.

진해수가 KIA에서 뛰던 2009년 KIA는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다. 올해에는 LG가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진해수는 아직 우승 반지가 없다.

진해수는 "롯데에서도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KIA에서도, LG에서도 팀이 우승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팀이 우승하고, 나도 우승 반지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올해 진해수는 19경기에서 승패없이 2홀드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LG 불펜에서 유망주들이 두각을 드러내면서 입지가 좁아졌고, 6월 이후로는 1군에 올라올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진해수는 "내가 못해서 기회를 잡지 못한 것 뿐이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한 것도 내가 못해서 그런 것이기에 아쉬움은 없다"고 전했다.

프로 데뷔 후 가장 오랫동안 몸 담은 LG를 떠나는 것에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 2015년 7월 SK에서 LG로 트레이드돼 9년째 뛰었다.

진해수는 "팀 동료들과 관계가 좋았기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 비시즌에 동료들, 코치님들과 얼굴도 보지 못하고 헤어지게 돼 섭섭하다"며 "하지만 LG에 더 있는다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조금 더 경기를 뛸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롯데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진해수는 "나를 원하는 팀이 있어서 고마웠다.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롯데에서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고향 팀'이라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그는 동삼초, 경남중, 부경고를 졸업했다.

진해수는 "롯데로 간다는 발표가 난 후 부산에 있던 후배와 친구들의 연락이 많이 왔다. 부산에서 롯데 야구를 보며 컸기에 나에게도 의미가 있다"며 "가끔 소속팀의 경기가 없으면 롯데 야구를 한 번씩 보기도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롯데는 구성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다. 시원하게 잘 치는 팀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익숙한 얼굴도 있다. 지난 시즌까지 LG에서 호흡을 맞췄던 포수 유강남이다. 유강남은 2022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LG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진해수는 "유강남과 호흡을 많이 맞췄다. 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친하고, 유강남과 배터리를 이루면 좋은 결과가 나왔다. 롯데에서도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롯데는 진해수의 풍부한 경험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진해수는 "롯데가 나에게 필요로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많이 해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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