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토모 나라 등 높은 추정가 넘지 못하고 경합도 낮아
5월 경매(낙찰총액 한화 약 2095억 원)보다 시들 분위기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평균 낙찰률 약 90%, 10억5000만 홍콩 달러(한화 약 1736억 원). 크리스티 홍콩 11월 경매는 "산유, 쿠사마, 정상화 등 아시아 명작의 성공적인 결과를 기록했다"고 자평했지만 찬바람이 분 경매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줬다. 지난 5월 경매(낙찰총액 ·한화 약 2095억 원)보다 낮은 매출로 인기 작품도 높은 추정가를 넘지 못했다. 출품작 중 약 50%가 높은 추정가를 뛰어넘고 열띤 경합이 벌어졌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 연출됐다.
경매에 나오기 무섭게 100억 대를 넘기며 팔리던 나라 요시토모의 그림 '엉터리 이발사'(2000)는 별다른 경합없이 최대 추정가(8500만 HKD)의 절반도 못 미친 5119만5000HKD(한화 약 85억 원)에 낙찰됐다.
한국 미술품은 얼어붙었다. 29일 20·21세기 미술 데이 경매에 나온 이우환 ‘점으로부터’와 ‘조응(Correspondance)’, 김창열 ‘물방울’이 유찰됐다. 박서보 ‘묘법 No. 060503(Ecriture No. 060503)’은 264만6000HKD(한화 약 4.4억원)에 낙찰됐지만 추정가(200만~400만 HKD) 범위 중 낮은 가격에 팔렸다.
다만 28일 이브닝 경매에서는 정상화 화백의 푸른색 ‘무제’가 최고 추정가(180만 HKD)를 훌쩍 넘는 가격(302만4000HKD·한화 약 5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아 한국미술 자존심을 세웠다.
크리스티 코리아 이학준 대표는 "크리스티 홍콩 경매의 국내작 낙찰자는 상당수가 한국인인데 이들이 지갑을 닫은 여파로 보인다"며 “중국시장보다 불황에 취약한, 시장 규모가 비교적 작은 한국 시장은 외부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작가 야요이 쿠사마는 건재했다. 이번 경매의 쿠사마 작품은 100% 낙찰되어 모두 새 주인을 찾았다. 특히 20/21세기 미술 이브닝 경매에 나온 '꽃(A Flower)'은 7812만5000 HKD(한화 약 129억 원)에 판매되며, 작가 경매 두 번째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중국 큰 손들이 여전히 힘을 발휘했다. 이번 경매 최고가는 중국 근대 미술의 대가인 산유의 '태피스트리에 누워 있는 나부(Femme nue sur un tapis)'로 최고 추정가를 넘은 1억8737만5000HKD(한화 약 309억 원)에 낙찰됐다. 또 포스트 밀레니엄 이브닝 경매에 나온 중국 작가 순이티안(孫一鈿·32)의 굽이 높은 빨간 구두 그림인 ‘세계에서 7센티미터 위(Seven Centimeters above the World)’도 추정가 범위(58만~66만 HKD)를 훌쩍 뛰어넘는 107만1000HKD(약 1억7700만 원)에 팔렸다.
크리스티 홍콩은 "11월 경매는 34개국에서 참여하며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 신규 구매자 중 약 40%, 특히 이브닝 경매의 신규 구매자 중 약 67%가 밀레니얼 세대 고객인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Christie’s는
1766년 설립된 크리스티는 미술과 럭셔리를 다루는 세계 최고의 예술품 경매 회사로 뉴욕, 런던, 홍콩, 파리, 그리고 제네바에 국제적인 경매장을 두고 미주, 유럽, 중동 및 아시아 태평양 전역에 총 46개국에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적인 현장 및 온라인 경매와 고객 맞춤 프라이빗 세일로 잘 알려진 크리스티는 스페셜리스트의 뛰어난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에게 미술 감정, 금융, 국제 부동산, 교육 등 포괄적인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한다. 크리스티 경매는 80여 개의 미술 및 럭셔리 카테고리를 아우르며 500불에서 1억 불에 이르는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을 다룬다. 역사상 가장 중요도 높은 단일 소장가 컬렉션 10개 중 8개가 크리스티를 통해 판매되었으며, 크리스티는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NFT 미술 전용의 온체인 경매 플랫폼을 최초 출시했으며, 미술 시장의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투자 펀드를 관리하고 있다. 또한, 크리스티는 세계적인 비즈니스와 커뮤니티를 통해 책임감 있는 문화의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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