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대기업 임원 인사 키워드는 'ESPRESSO'

기사등록 2023/11/29 15:07:38 최종수정 2023/11/29 15:28:54

조기 인사·젊은 리더·여성 임원 등 요약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2024년 임원 인사는 에스프레소(ESPRESSO)에 담겼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9일 올 연말 내년 초 단행될 2024년 대기업 임원 인사 키워드를 일반적으로 잔이 작고 쓴맛이 다소 강한 'ESPRESSO'로 요약했다.

각각 ▲조기 인사 단행(Early) ▲1970~1980년대 젊은 임원 약진(Seventy-Eighty) ▲성과에 따른 인사(Performance) ▲여성 임원 증가(Rise) ▲효율성 강화 차원에서 통합형 임원 두각(Efficiency) ▲임원수 축소(Scale down) ▲이공계 출신 두각(Science Technology) ▲젊은 오너 리더십 강화(Owner leadership)를 의미한다.

2024년 임원 인사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주요 그룹의 인사 시계가 다소 빨라졌다는 점이다. 현대차를 필두로 LG와 삼성 그룹의 인사도 지난해보다 빨라졌다.
 
현대차 그룹의 경우 통상적으로 12월에 인사가 단행되는 것이 보편적인데, CEO급 인사를 한 달 정도 앞당겨 주요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하며 4대 그룹의 인사 상자를 먼저 열었다.
 
LG그룹도 통상 11월 마지막 주 정도에 발표해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한 주 정도 앞당겨 인사를 실시했고, 삼성그룹도 CEO급 인사를 12월 초에 해왔는데 한 주 정도 앞당겼다.
 
유니코써치는 "주요 그룹의 인사가 빨라진 것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점도 있지만, 2030 부산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총수들의 행보가 바빠짐에 따라 미리 주요 인사를 마친 것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970년대생 임원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100대 기업 전체 임원 7345명 중 1970년대생 출생자는 지난해 45% 수준에서 올해는 52% 이상으로 많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재계의 주도권이 기존 60년대생에서 70년대생으로 확실히 넘어왔다는 분석이다.

실적 악화로 전자를 비롯해 IT관련 업종에서 임원 승진자 폭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것도 눈에 띈다. 이와 달리 자동차 업종은 영업이익이 고공행진하며 임원 승진자가 지난해보다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임원 승진자 규모가 작년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성 임원은 여전히 상승세라는 분석이다. 최근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2018년 216명→2019년 244명→2020년 286명→2021년 322명→2022명 403명→2023명 439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임원 자리 감소와 함께 조직을 좀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개 이상 부서를 관리하는 통합형 임원이 각광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통합형 임원 중에는 생산이나 R&D와 같은 필드형 임원보다 법무, 홍보, 인사노무, 총무, 전략기획 등 스텝형 임원 중에서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전체 임원 축소 분위기 속에서도 신기술을 주도하는 이공계 출신 임원은 전진 배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000대 기업 내 대표이사급 최고경영자 중 학부 기준 대학에서 이공계를 전공한 비중은 지난해 44.9%였는데 올해는 45.4%로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2024년 임원 인사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젊은 오너 리더십 강화를 위한 인사도 눈에 띈다. 올해 임원 인사에서 1980년대생인 HD현대그룹 정기선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코오롱그룹 이규호 사장도 지주사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젊은 오너들은 승진 속도를 빨리 하며 자신의 경영 색깔이 드러날 수 있는 측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광모 회장이 있는 LG그룹의 경우 기존 구본무 회장 시절부터 활약해왔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하고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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