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불법연행 진정"…지하철 탑승 제지에 발길 돌려

기사등록 2023/11/28 09:53:31 최종수정 2023/11/28 10:47:29

나흘 전 연행됐던 혜화역서 기자회견

"경찰 체포 전 미란다 원칙 고지 안 해"

인권위 이동 시도…서교공 탑승 거부

"이동조차 허락 안 해" 진정서 찢기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지하철 탑승을 거부 당하고 역사 밖으로 나가고 있다. 2023.11.28. ks@newsis.com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경찰의 불법 연행을 주장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내러 가려 했지만 지하철 탑승을 제지받고 40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목에 깁스를 한 박 대표는 이날 오전 8시10분께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연행 당시 체포 전 미란다 원칙 고지는 없었다"라며 "인권위에 경찰의 불법·폭력 연행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4일 오전 8시47분께 같은 장소에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하던 박 대표를 퇴거 불응,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연행 과정에서 쓰러진 박 대표는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가 26일 퇴원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가 박 대표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은 검찰에서 반려됐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이날 "혜화역에서 연행될 당시 경찰은 해산 경고 방송도 없이 미란다 원칙 등의 제대로 된 고지도 없이 현행범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고지했다며 검찰에 증거도 제시했다고 한다"며 "그런데 그 자리에서 고지를 했다면 경찰은 왜 병원으로 이동하는 119 응급 차량까지 따라와서 미란다 고지를 했겠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미란다 원칙 고지는 연행 전에 하는 것"이라며 "미란다 고지, 연행 고지 등이 언제 있었는지를 밝혀달라. 저는 현장에서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지하철 탑승을 거부 당하고 역사 밖으로 나가고 있다. 2023.11.28. ks@newsis.com


이후 박 대표를 비롯한 전장연 활동가들은 인권위로 가기 위해 지하철에 타려 했지만 서울교통공사(서교공) 직원과 지하철 보안관들이 열차 탑승을 막아섰다.

서교공 측은 기자회견 전후 3차례 걸쳐 "철도안전법, 형법, 교통방해죄, 주거침입죄, 퇴거불응죄를 적용할 수 있으니 불법 시위를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그러자 박 대표는 "서교공은 이동조차 허락하지 않았다"고 항의했고, 인권위에 제출하려던 진정서 서류를 찢는 모습도 보였다.

승강장을 나서는 엘리베이터 앞과 개찰구 근처에서 기자들과 현장 인터뷰를 하려는 것도 지하철 보안관들이 번번이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 활동가와 서교공 직원들의 실랑이가 반복돼 장내가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결국 박 대표 등은 40여분 만인 오전 8시48분께 혜화역 밖으로 나와 자진해산했다. 인권위 진정은 오전 중 온라인으로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지하철 탑승을 거부 당하고 역사 밖으로 나가고 있다. 2023.11.28. k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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