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바이오協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13년 만에 생산 4.6배·수출 6.2배 증가
첨단산업에 대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며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은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파격적인 지원에 나서는 중입니다. 이에 밀릴 수 없겠죠.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11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정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지난 5월 정부는 여기에 한 가지 산업을 더 추가했습니다. 바로 '바이오' 산업입니다. 정부가 바이오 산업을 국가첨단전략산업에 포함한 이유에는 바이오 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크다고 보고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앞으로 글로벌 바이오 산업을 선점하는 게 국가 산업 경쟁력에 필수적이라고 여겼을 겁니다. 더욱이 바이오 산업은 연구·개발(R&D)에 대한 비용이 크게 드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 없이 민간 투자만으로는 폭발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바이오협회의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바이오산업의 생산은 21조원에 달합니다. 2008년만 해도 4조5100억원에 불과했던 생산 규모가 13년 만에 4.6배나 증가했습니다.
바이오 산업의 생산이 늘어나는 속도도 굉장히 가파릅니다. 13년 동안 연평균 12%씩 생산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엔 성장이 더 폭발적입니다. 생산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선 게 2017년(10조1500억원)인데 4년 만에 20조원을 넘겼습니다. 4년 동안의 증가율을 연평균으로 좁혀보면 무려 16%씩 증가했습니다.
바이오 산업의 생산이 커진 배경에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몫했습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2조6600억원이었던 생산 규모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된 첫해(2020년) 17조2000억원으로 크게 뛴 이후 1년 만에 21조원으로 뛰었습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바이오 산업이 수출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바이오 산업이 생산뿐만 아니라 수출에서도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단 점입니다. 지난 2008년 1조9000억원이었던 수출 규모는 2021년 11조8600억원으로 6.2배나 커졌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수출 규모가 확 뛰었습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이 불티나게 팔린 걸 떠올려 보면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2019년 6조5400억원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2020년 10조500억원으로 단숨에 1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여기에 1년 만인 2021년 18%나 뛴 11조86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바이오 산업이 꽃 피우기 위해선 앞서 씨를 뿌리듯 R&D 투자가 선행돼야 합니다. 다른 산업에 비해 R&D에 대한 자가 더 크게 성과를 좌우한다는 게 바이오 산업의 특징이죠.
2021년 한해 동안 바이오 산업 기업들의 총투자비는 6조9611억원이었습니다. 그중 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비는 3조679억원으로 총투자비의 44.1%를 차지했습니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비는 R&D 비용과 시설투자 비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이오 산업 R&D 비용이 2조2705억원인데, 시설투자 비용이 797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R&D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긴 합니다.
과거부터의 바이오 산업 R&D 비용 추이는 어떨까요. 2018년 1년 동안의 바이오 산업 R&D 비용은 1조6974억원이었으나, 2019년 1조8396억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이후 2020년에는 2조802억원을 기록하며 드디어 바이오 R&D '2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방대한 바이오 산업 내에서 가장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는 분야는 바이오 의약산업입니다. 2021년 기준 바이오 의약산업에 대한 투자액은 1조533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바이오 서비스산업이 2070억원, 바이오 의료기기산업 1878억원, 바이오화학·에너지산업이 1715억원 등이었는데, 비교가 안 될 정도입니다.
정부도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바이오 산업을 비롯한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대해 2042년까지 614조원의 민간투자를 끌어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세계 경제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앞으로의 우리 경제를 책임질 미래 먹거리에 대해 관심이 쏠립니다. 정부는 바이오에 이어 미래차, 로봇, 방산, 원전 등을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어떤 산업들이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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