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적자 돌아선 보해양조…시험대 오른 최연소 소주 CEO 임지선

기사등록 2023/11/22 11:39:47 최종수정 2023/11/22 12:47:29

보해양조, 올해 3Q 영업실적 적자로 돌아서

영업익 전년비 14.15% 증가한 무학과도 대조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이사 부사장(사진=보해양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부라더#소다' 등 히트작 이후 이렇다 할 인기 상품이 없는 광주·전남 기반 주류 업체 보해양조가 부침을 겪고 있다.

임지선 대표이사 부사장의 경영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22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올해 3분기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8억125만원이었지만 올해 14억3698만원 영업손실이 난 것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19억6378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5% 증가한 경남 기반 주류 업체 무학과도 대비되는 결과다.

외국 주류의 인기는 갈수록 커지고 있고 이에 맞서 국내 주류 업체들은 제로슈거와 신제품을 내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관세청 무역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국내 위스키류 수입량은 2189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올해 꾸준히 두 자릿수 대의 증가율을 보였던 것에 비교하면 잠시 주춤한 모양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여름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켈리'를 출시하며 1위 탈환에 속도를 높였다. 오비맥주는 레몬맛 카스 등 한정판을 출시하며 2위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노력했다.

소주시장에서는 '제로슈거' 열풍이 계속됐다. 롯데칠성의 제로슈거 소주 '새로' 매출은 지난해 3분기 25억원으로 시작해 매 분기 성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3분기 327억원까지 확대됐다.

무학의 소주 '좋은데이' 역시 무가당, 무설탕을 앞세운 제품이다. 하이트진로 역시 제로슈거 제품 라인업을 추가하며 차별화에 힘썼다.
보해소주 홍보 포스터.(사진=보해양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해양조의 경우 뾰족한 해법이 없었다는 평이다.

제로슈거 대열에 합류해 소주에 소금을 넣은 보해소주를 출시했지만 2년이 지나도록 영업이익에 반전을 줄 만큼의 시장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소주 등 주류 업계 최연소 CEO 임지선 대표이사 부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보해양조 오너가 3세 임 부사장은 2015년 부사장직에 올라 최연소 주류업계 CEO로 주목을 받았고, 8년째 부사장직을 이어가고 있다.

1960년생으로 목포대 무역학과를 나와 창해에탄올 전무를 역임한 전문경영인 조영석 사장이 임 부사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탄산주 '부라더#소다'를 히트시키기도 했다. 이후 저도수 소주 '잎새주 부라더', 기안84와 협업한 팝아트 작품 4점을 활용한 '여수밤바다' 등의 제품을 내놨지만 흑자와 적자를 오고갈 뿐 뚜렷한 실적 회복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임성우 창해에탈올 회장은 2011년 유동성 위기를 맞은 보해양조를 인수했다. 이에 임 회장→창해에탄올→보해양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임 회장은 창해에탄올 대표로 경영을 이끌고 있으며 그의 자녀 1남 2녀는 모두 그룹에서 임원을 달고 경영에 참여 중이다.

임 대표이사가 보해양조를 맡고 있고 동생인 임우석 부사장이 2019년부터 부사장으로서 창해에탄올을 이끌고 있다.

임 부사장의 여동생 임세민씨가 지난해 새로 보해양조에 합류하면서 '시스터(자매) 경영'을 펼치고 있다.

임세민씨는 1991년생으로 미국 뉴욕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무비다 부대표 이사를 거쳐 보해양조에 입사했다.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있다가 현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를 맡고 있다.

주류업계에선 향후 임지선 대표가 보해양조를, 임우석 부사장이 창해에탄올을 각각 물려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보해양조의 실적이 꾸준히 악화하고 있어 이러한 시나리오가 순탄하게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제품 경쟁력 악화에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어려움이 계속되자 보해양조는 가격 인상을 고심하고 있다.

이미 무학·대선 등 지역 기반 주류회사들은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대선주조는 이날부터 '시원'과 '대선소주', '대선 샤인머스켓' 제품의 출고가를 올린다.

무학은 지난 13일부터 좋은데이 출고가를 1년 8개월 만에 6.95%(80원) 인상하기로 했다. 맥키스컴퍼니는 지난 20일 부터 대전·충청 지역 소주 '이제우린' 360㎖ 병의 출고가격을 1166원에서 1247원으로 6.95% 올렸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현재 제조원가 상승률과 원가율이 높다"며 "소주 업계 전체 규모는 줄지만 대기업의 점유율이 높아져 영업·마케팅에 드는 비용도 함께 많아져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음주문화가 바뀐 부분을 감안한 다양한 제품 개발도 유통사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하반기 보해소주 미국 수출과 보해 복분자주 글로벌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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