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창구·공무원 업무 마비…민원인 불만
"서버 이중화 작업 안된건지" 직원 하소연도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하고 있는 행정전산망이 마비된 17일 오전 광주 동구 한 행정복지센터.
민원인들이 줄곧 이용하는 무인민원 발급창구 기기는 수분 동안 '서버 연결 실패'라는 안내문을 띄운 채 작동하지 않았다.
단순 주민등록 초본 발급을 위해 기기 화면을 눌렀던 한 민원인은 이 같은 안내문이 나오자 당황하며 급히 발걸음을 돌렸다.
기기가 마비된 전산망과 연동돼있는 탓에 한꺼번에 먹통이 된 것이다.
행정복지센터 안에는 각 창구마다 전산망 마비에 따른 불편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안내문에는 '행정안전부 내부 시스템 장애로 현재 전산 불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이따금 찾아오는 민원인들을 향해 '현재 정상 업무가 어렵다'며 이해를 돕고 있었다.
모든 절차가 전산으로 전환된 탓에 현재로서는 복잡한 민원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 주를 이뤘다.
그러면서 연락처를 남겨줄 경우 전산망이 복구된 이후 즉시 연락을 주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인 민원인들은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온 길을 되돌아갔다.
한 민원인은 전세계약 확정일자를 받고자 관련 서류를 떼러 왔으나 마비된 행정망 탓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 민원인은 "오늘 당장 전세계약 확정일자 절차를 밟아야 계약 1순위 보정이 된다. 일이 늦어질 경우 순위에서 밀리거나 임대인이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수기 방식으로라도 접수해달라고 하니 전산으로 입력해야만 확정 일자 처리가 된다며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마비된 전산망이 오늘 복구되지 못할 경우 내일부터는 주말인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 과거 카카오 먹통 사건과 다를 바 없는 게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공무원들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지자체 차원의 문제가 아닌 탓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데다 중앙 차원의 안내도 부족해 쏟아지는 민원인들의 불만을 오롯이 감당하고 있다.
동구 한 공무원은 "행정망의 고도 전산화가 이뤄지며 수기 등 옛날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모두 사라졌다. 수기로 진행한다고 해도 결국 전산망에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며 "전산망 이중화 작업이 여태 진행되지 않았던 것 같다. 예비 서버를 구축한다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 아닌지"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시군구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행정전산망 '새올'에 오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자체 공무원들이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주민등록등본 발급 등 민원 업무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