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탓 미계약 속출, 결국 선착순으로 물량 풀려
서울 강동·성북·동작·구로서도 무순위·선착순 잇따라
11월 분양 시장 냉각…5개 단지 경쟁률 1대1도 못미쳐
1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에서 분양하는 ‘트리우스 광명'은 오는 18일 구로구 오류동 견본주택에서 선착순 계약을 진행한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진행된 최초 분양 때 1·2순위 517가구 모집에 2841명이 몰려 평균 5.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분양가 인식 탓에 청약 경쟁률이 대체로 저조했다.
이 단지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11억8600만원(최고가 기준)이다. 발코니 확장 비용이 포함된 가격이지만 일부 유상옵션을 포함하면 84㎡의 경우 12억원이 넘는다.
지난 5월 분양한 인근 '광명자이포레나'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0억4500만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1억원 이상 비싼 것이다. 고분양가 논란 속에 결국 줍줍에 나서는 상황이다.
'흥행 불패'로 불리는 서울에서도 최근 무더기 미계약이 나오면서 미묘한 기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앞서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짓는 '더샵 강동센트럴시티'도 지난 11~12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바 있다. 이 단지는 5호선·8호선 더블역세권 입지가 부각되면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9.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음에도 막상 계약을 앞두고 포기 인원이 속출하면서 전체 168가구의 약 16%에 달하는 27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 '호반써밋 개봉'도 일반분양 190가구 모집에 2776명이 몰리며 1순위로 마감했지만 당첨자의 38%가 계약을 포기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전용면적 84㎡가 최고 9억9860만원으로 책정돼 주변 시세와 비교해 싼 편이 아닌데다 단지 규모도 317가구로 작은 편이란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달 진행된 줍줍에서 1072명의 청약자가 몰렸지만 현재 일부 가구가 남아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서울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도 9월 1순위 분양 때 1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당첨자 상당수가 계약을 포기해 현재까지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11월 들어서는 청약 시장 분위기가 더 가라앉는 모양새다. 이달 전국에서 분양한 15개 단지 중 경쟁률이 1대1을 넘기지 못한 단지가 5곳에 달한다.
경남 거제시 아주동에서 분양한 ‘오션 월드메르디앙 더 리치먼드’는 220가구 1순위 모집에 달랑 1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우미건설이 울산시 울주군에 짓는 '울산 다운2지구 우미린 더 시그니처'도 1057가구 모집에 560명이 신청하는 데 그쳐 경쟁률이 0.5대1에 불과했다.
경기 북부권에 분양한 경기도 양주시 '회천중앙역 대광로제비앙'과 경기도 의정부시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도 1순위 청약 경쟁률이 각각 0.7대1. 0.9대1에 그쳐 흥행에 실패했다.
서울 편입 이슈로 뜨거운 '김포' 분양 단지 성적도 저조했다. GS건설이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짓는 ‘고촌센트럴자이’는 서울 편입 이슈에도 불구하고 1048가구 모집에 1989명이 신청하며 경쟁률이 1.9대1에 그쳤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분양가에 대한 수요자들의 민간도가 더 커지고 있다"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더라도 분양가 경쟁력이 낮으면 부진한 청약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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