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분야 저명 학술지 10월호 게재
마찰전기 이용 초소형 사물인터넷기기 활용 기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물리학계 난제로 알려져 있는 마찰전기 대전열의 메커니즘에 대해 이론과 실험을 통해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30일 아주대학교 조성범 교수(첨단신소재공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마찰전기 대전열이 시시각각 다르게 변화하는 메커니즘을 이론과 실험으로 밝혀냈다.
마찰전기는 두 물체가 접촉할 때 한 물체는 양전하로 다른 한 물체는 음전하로 전기를 띄게 되는 현상이다. 이는 이미 기원전 2500년 전에 발견됐고, 스웨터를 벗을 때 생기는 정전기나 금속으로 된 문고리를 잡을 때 생겨나는 정전기와 같이 우리 실생활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마찰전기는 특정한 물체 사이에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물질 사이의 접촉에서 생겨난다. 액체와 고체, 기체와 기체에서도 관측된다. 번개에 축적되는 전하 역시 구름에 있는 물 분자 사이의 접촉에 의한 마찰전기다.
마찰전기에 대한 과학적 원리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약 500년 전부터 과학자들은 어떤 물질은 조금 더 양전하로, 또 다른 물질은 조금 더 음전하로 각각 대전되는 경향을 발견한 뒤 여러 가지 물질들을 순차적으로 정리해 '마찰전기 대전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주대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난제를 규명하기 위해 양자역학 기반의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마찰전기 기반 전자소자를 제작해 전자와 이온의 흐름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대부분 물질에서 전자들이 한 물질로 옮겨갔다가 돌아오지 못 하는 마찰전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을 발견했고, 이런 현상이 마찰전기 대전열의 경향성과 잘 맞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두 물질이 접촉할 때마다 이온의 분포가 바뀌기 때문에 마찰전기의 대전 경향성이 매번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여러 물질을 바꾸고 동일한 실험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하는 통계적인 방법까지 활용해 증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물리학 분야 저명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10월 20일자에 '마찰전기의 불확실성과 재현 불가성에 대한 기계 화학적 메커니즘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실렸다.
조성범 아주대 교수와 정창규 전북대 교수가 교신저자로, 현재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마리퀴리 펠로우로 재직 중인 줄리오 파티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이공기초 우수신진연구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찰전기에 대한 오랜 난제를 규명한 연구로, 학술적인 진보에서 더 나아가 마찰전기를 이용한 여러 응용 소자들이 갖고 있는 신뢰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신뢰성의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초소형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생채 삽입형 소자 같은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 소자의 전원공급을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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