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들고 이태원 찾는 발걸음 이어져
"진작 이렇게 통제했으면 사고 없었다"
홍대 일대는 인파 몰려…코스프레 등장
최근 28일 동시간 평균보다 혼잡도 높아
뉴시스가 이날 저녁께 다시 찾은 이태원 거리에는 오전부터 시작된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손에 꽃을 들고 이태원을 찾는 시민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올해 초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었다는 60대 안모씨는 하얀 국화를 추모 공간에 둔 후 두 손을 모아 기도하며 눈물을 흘렸다.
안씨는 "우리 아들이 올해 초 교통사고로 인해 하늘나라에 갔는데 26살이었다"며 "우리 아들과 비슷한 나이대 젊은이들이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었는데 그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 추모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날 이태원 골목 곳곳에는 안전관리에 나선 경찰과 용산구청 직원들이 서 있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인 '기억과 안전의 길'은 경찰에 의해 통제돼 진입할 수 없었다.
대학생 성유진(24)씨는 "지난해에도 이렇게 통제했다면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같은 시간 홍대 레드로드와 포차거리 등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오후 9시20분 기준 홍대 관광특구는 최근 28일 동시간 평균 대비 50.8% 높은 혼잡도를 보이고 있다. 향후 12시간 전망은 오후 10시께 인구가 제일 많고 혼잡도도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로 나와 포차거리 쪽으로 걷자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건널목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어도 길을 건너려는 인파가 줄을 이어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거리 곳곳에는 10명 중 1명꼴로 세종대왕, 스파이더맨 등 코스프레 차림인 시민들이 보였다.
치마를 입은 캐릭터로 분장한 김모(30)씨는 "남성인 내가 여성 옷차림을 하고 있는 걸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며 "이번에는 코스튬을 입은 사람이 많지는 않아서 조금 아쉽다"고 했다.
핼러윈을 즐기러 일부러 홍대를 찾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인천에 거주하는 20대 김모씨는 "지난해 그 일 때문에 사람이 많지 않을까 했는데 안쪽으로 들어오니까 사람이 많아서 좋다"며 "가고 싶었던 술집에 자리가 없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조심스럽게 매출 증가에 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홍대의 한 탕후루 가게 주인은 "아무래도 코로나19 이후 홍대 상권이 죽었는데 오늘 평소 주말보다도 사람이 많아서 솔직히 많이 팔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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