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뛰자 미분양에 '눈길'…수도권 미분양 연초 대비 37% 줄어

기사등록 2023/10/25 06:00:00

고분양가 논란 일었던 포레나 미아도 완판

공급난 우려에 신축 아파트 희소성 커져

[서울=뉴시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주택공급 감소로 신규 주택 희소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25일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감소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1811가구로 올해 1월 7만5359가구 보다 17.9% 줄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 2월 정점(7만5438가구)을 찍은 후 매월 감소 추세다.

미분양 감소세는 특히 수도권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올해 1월 1만2257가구에서 8월 7676가구로 37.3% 급감했다.

미분양 물량이 줄어든 것은 분양가 상승 영향이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년 전과 비교해 14.05% 상승했다.

실제로 서울 동대문구에서 올해 4월에 분양한 휘경자이 디센시아 분양가가 3.3㎡당 2930만원이었으나 이달 분양하는 이문 아이파크자이 분양가는 3.3㎡당 355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9억7600만원에서 11억9000만원으로 2억원 넘게 올랐다.

상황이 이렇자 안팔리고 남아 있던 미분양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1년 넘게 미분양이던 단지도 계약자들이 속속 나타나며 분양 마감 소식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4월 분양한 서울 강북구 '포레나 미아'는 선착순 분양 끝에 이달 분양을 마감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1억5000만원이다. 청약 당시엔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미분양이 속출했지만 이후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아 이 단지 분양가가 그리 비싼 게 아닌 상황으로 바뀌면서 최근 계약자가 늘어 마감에 성공했다.

인천에서도 서구 오류동의 '왕길역 금호어울림 에듀그린'이 5개월 만인 지난달 분양을 마감했고, 경기 파주시 'e편한세상 헤이리' 역시 9개월 만에 모두 미계약 물량을 털어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분양 당시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던 곳도 최근 분양가가 많이 오르고 집값도 오르면서 분양가가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급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커진 것도 미분양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12만6345가구로 2020년~2022년 사이 연간 36~38만 가구가 공급됐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공급 불안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국제 유가시장이 다시 위기를 맞아 원자재값 인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공급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 팀장은 "계속되는 분양가 인상으로 주변 집값 상승폭도 당분간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시장에서는 공급불안을 우려해 수요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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