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민주 김영호 "김승희 초3딸 학폭"
공개 반나절도 안돼 대통령실 "조사 착수"
순방필수 인력 불구 중동 출발 1일전 배제
곧바로 자신사퇴 안해…사실관계 확인부터
학폭 발생부터 대응까지 전과정 조사키로
직위 남용 뿐 아니라 김 처신도 살펴볼 듯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대통령실은 20일 자녀 학폭 논란에 휩싸인 김승희 의전비서관에 대해 공직기강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번 윤 대통령 중동지역 순방에서도 배제시키며 신속 대응에 나섰다.
이전에도 각종 논란을 빚은 참모들이 자진 사퇴 형식을 빌어 사실상 경질된 적이 있으나,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논란이 불거진 지 반나절도 안돼 신속하게 대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 해외 순방의 필수 인력인 의전비서관이 순방 하루 전날 전격 배제되는 것 역시 이례적이다. 그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이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 비서관은 참모들 중에서도 김건희 여사 라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인물인 데다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학교 폭력' 이슈라는 점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후 수도권 위기론이 팽배해진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윤 대통령 스스로가 '반성도 좀 많이 하겠다'고 할 정도로 여당과 발 맞춰 변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폭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 않으면 민심 이반이 급속하게 확산될 수 있어서다.
김 비서관이 다른 참모들처럼 자진사퇴 의사를 먼저 밝히지 않은 데는 대통령실이 학교 폭력 등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 판단한 듯하다. 또 여론을 의식, 곧바로 자진사퇴할 경우 꼬리 자르기 논란이 일 수도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의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김 비서관 자녀 학폭 의혹을 공개하기 전까지 김 비서관 자녀의 학폭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 "처음 들었다. 오늘 오전 국감에서 제기됐다는 걸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피감기관 수장이자 여권 인사인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마저도 "공식적으로 확인 절차는 없었다. (의원이 제기한)말씀 내용 충분히 감안해 엄중하게 교육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해당 사안에 대해 엄중하게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공직비서관실을 중심으로 학폭이 발생한 시점, 사후 조치, 학교내 해결 의지 및 최종 처리 결과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되 그 과정에서 김 비서관이 고위공직자로서 직위를 부당하게 남용했는지와 부적절한 처신을 했는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본인 소명 여부에 대해선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국감장에서 공개된 만큼 이날 곧바로 확인절차에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민심을 듣겠다, 민생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는 상황인데 이런 논란이 불거져 당혹스럽다"면서도 "성급하게 진화하려하거나, 그렇다고 무대응할 수도 없는 사안인만큼 우선은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따져보고 또 여러 관점까지 두루 살펴보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국회 교육위의 국감에서 김영호 의원은 "김 비서관의 초등학교 3학년 딸이 석 달 전에 2학년 학생을 방과후에 화장실로 데려가 리코더와 주먹으로 머리와 얼굴을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피해 학생 부모는 강제전학을 요구했지만 학교의 학폭 심의에서는 동급생이 아님에도 학급 교체 처분에 그쳤다고 한다. 이에 피해 학생 학부모는 학교 측이 김 비서관의 직위를 부담스러워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김 비서관 딸의 전학을 요구하고 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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