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서 美사망자 14명"…비상계획 수립 지시(종합2보)[이-팔 전쟁]

기사등록 2023/10/11 15:23:24 최종수정 2023/10/11 17:48:04

바이든, 하마스 향해 강도 높은 비난…"ISIS 만행 떠올라"

"하마스, 민간인 인간 방패로 사용"…美 실종자 20명 넘어

美안보보좌관 "모든 시나리오 대비 비상계획 수립…동맹과 논의"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충돌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최소 14명의 미국인이 사망하고, 일부는 포로로 억류됐다고 발표하면서 하마스에 대해서는 '완전 악'으로 규정했다. 2023.10.11.
[서울·워싱턴=뉴시스] 김난영 기자,  이윤희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미국인 최소 14명이 사망했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향후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수립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 "순수하게 악의적인 행동으로 1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학살됐다"라며 "최소 14명의 미국인이 살해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바이든 대통령 연설은 지난 7일에 이어 두 번째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대동하고 사뭇 비장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은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를 향한 비난 수위를 한층 높였다. 첫 연설 이후 미국인 사망자가 여럿 확인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들을 보호하려 몸을 던진 부모들이 도살당하고, 일가족이 살해당하고, 젊은이들이 학살되고, 여성들이 성폭행당했다며 "하마스의 잔인함, 피에 대한 갈증은 이슬람국가(ISIS)에 의한 최악의 만행을 떠올리게 한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과 함께 한다"라며 "이스라엘 편에 서서 그들이 자국민을 보호하고 스스로 방어하며 이번 공격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동 혈맹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는)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다. 무고한 생명을 잃는 것은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라면서도 "세계 모든 국가처럼 이스라엘은 악의적인 공격에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마스 억류 포로 중 미국인이 포함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하마스에 구금돼 있다는 것도 이제는 알고 있다"며 "인질 구출을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이스라엘에 조언할 수 있는 전문가를 파견하도록 지시했다"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브리핑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실종된 미국인은 최소 20명으로 파악됐다. 하마스에 억류된 정확한 인질 숫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에게 모든 긴장 고조 시나리오와 관련해 비상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라며 "향후 며칠 동안 펼쳐질 상황과 관련해 모든 잠재적 시나리오를 두고 동맹·파트너와도 협의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라고 불리는 하마스의 이번 기습 작전과 관련, 미국 정부는 이란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미국 정보·방첩 당국이 이를 규명하기 위해 방대한 자료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이란이 이번 공격을 사전에 알았느냐는 질문에 관해 우리는 확답할 수 없다"라고 발언, '직접 개입'을 확언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란이 하마스 군사 조직 자금 대부분을 지원했다며 이로써 현재 사태를 초래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은 몇 년에 걸쳐 하마스와 접촉했다"라며 그간 이란과 하마스 사이에 이뤄진 무기 및 훈련 지원을 거론했다. 또 이란이 "하마스 무장 정파 자금 지원에 큰 몫을 했다"라며 "(이란은) 넓게 보면 이번 공격에 연루돼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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