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 등 휴양지 출항 무안국제공항엔 줄줄이 출국 행렬
"3박4일 딱 좋아" 광주공항서도 제주로 떠나는 가족·연인 '북적'
[무안·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명절 스트레스 없이 즐기다 올 거에요." "긴 연휴 덕에 가족 첫 해외여행 떠납니다."
추석 연휴 첫날인 28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은 동남아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휴양지로 유명한 베트남 다낭·달랏·나트랑 등지로 향하는 여객기를 타려는 인파가 몰린 탑승 수속장은 쉴 틈 없이 분주했따.
특히 이날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와 임시공휴일,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엿새 간 휴일에 부담 없이 여행을 만끽하려는 가족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은 방방 뛰거나 화물용 카트에 탄 채 들뜬 표정을 지었다.
가족 단위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여행지 정보를 공유하고 챙기지 못해 빠뜨린 물건은 없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미리 부칠 큰 수하물에서 당장 써야 할 모자나 선글라스 등을 꺼내기도 했고, 혹여 분실할까 이름표를 재차 확인하는 시민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긴 추석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다녀오려는 시민들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출국장에서 만난 고봉수(44)씨는 "닷새 간 다낭으로 휴양 여행을 다녀온다. 어린 딸과 어머니까지 3대가 함께 가는 해외여행은 처음이라서 설렌다. 명절 연휴가 긴 만큼 가족들과 재밌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공선(57)씨는 "부부 4쌍이 모인 동호회에서 3박 5일 일정으로 골프 여행을 떠난다. 여행에 앞서 성묘나 가족 식사모임 등은 미리 마쳤다. 일상에서 벗어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며 밝게 웃었다.
남편, 자녀와 함께 휴양지로 떠난다는 김혜자(64·여)씨는 "명절 만큼은 서로 일정 맞추기 수월해 자주 여행을 다녀왔다. 다 큰 자녀들에게 명절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기도 하다"며 "이번엔 연휴가 긴 만큼 가까운 동남아로 해외여행 떠나기 좋은 것 같다. 푹 쉬고 힐링하는 여행이 됐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연휴 기간 중 폭증한 여행 수요에 일시적으로 운항 중인 항공기가 늘어 여객기 탑승이 지연되기도 했다.
한 여행사 직원은 고객에게 '동남아로 가려는 항공 편이 전국적으로 크게 늘어 운항 일정이 조정되고 있다. 달랏행 여객기 이륙이 지연될 예정이니 기다려 달라'고 설명했다.
추석 특별 교통대책기간인 전날부터 오는 3일까지 일주일 간 무안국제공항에서만 국제선 62편이 운항한다. 여객기 이용 승객은 8000여 명이 될 것으로 공항 측은 전망했다.
김포·제주 등 국내선을 운항하는 광주공항에도 정오 무렵 여행객이 붐볐다.
공항 주차장은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차량이 가득 들어찼다. 출입구에는 형형색색 바퀴 달린 여행용 가방을 끄는 여행객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낮 12시 5분 이륙하는 제주행 여객기 탑승 수속 개시 1시간 전부터 수하물 접수 창구 주변은 금세 북새통을 이뤘다.
부모를 모시고 여행에 나선 중년 여성, 어린 아들의 양손을 잡은 부부, 배낭 멘 대학생 등 남녀노소 모두 들뜬 표정으로 탑승 수속을 밟았다.
'우리 가족은 여행 중'이라고 적힌 단체 티셔츠를 입은 일가족은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우정아(39·여)씨는 "여행에 앞서 지난 주말에 시댁 식구들과 식사하며 명절 인사는 미리 나눴다"면서 "남편과 5살 난 딸, 두 살 배기 아들을 데리고 떠나는 첫 장거리 여행이다. 3박 4일 제주 여행에 기대가 크다. 딸 아이도 바다 구경 생각에 들떠서 잠을 설쳤다"고 했다.
제주 해안 일주를 떠난다는 김인호(27)씨는 "추석 연휴가 워낙 길어 3박 4일 여행이면 딱 좋은 것 같다. 여행 다녀와서도 가족·친지들에게 인사할 시간은 충분하다. 요즘 날씨가 여행하기 좋고 함께 떠나는 여자친구와 일정 맞추기도 편했다. 여름 바캉스 이후 두 달 만의 여행에 신이 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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