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넘어 친구…서로 응원하는 황선우·판잔러

기사등록 2023/09/28 09:32:16 최종수정 2023/09/28 09:34:43

자유형 200m 황선우 우승…100m에선 판잔러가 금메달

믹스드존에서 마주치자 "짜요(힘내)" 응원 나누며 격려

[항저우=뉴시스] 정병혁 기자 = 황선우가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결선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중국 판잔러와 함께 퇴장하고 있다. 2023.09.27. jhope@newsis.com

[항저우=뉴시스]김주희 기자 = 물 밖에선 스스럼없이 응원을 나누는 사이지만, 물 속에만 들어가면 치열한 경쟁자가 된다.

황선우(20·강원도청)와 판잔러(19·중국)가 뜨거운 우정을 나누고 있다.

황선우는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0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주종목 자유형 200m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남자 계영 800m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판잔러가 0.88초 뒤진 1분45초28로 레이스를 마쳐 은메달을 가져갔다.

이로써 이들의 이번 대회 개인전 승부는 1승1패가 됐다.

지난 24일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황선우는 48초04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위는 46초97의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한 판잔러의 차지였다.

이들은 나란히 아시아 무대에서 번뜩이는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자연히 서로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치열한 승부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둘의 사이는 라이벌 그 이상이다.

황선우는 판잔러를 두고 "멋있게 보는 선수이면서 친근하고, 장난스러운 동생"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자유형 200m 레이스를 마친 뒤 판잔러는 황선우의 손을 들어주며 '챔피언'을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선우는 "판잔러가 개최국인 중국에서 굉장한 슈퍼스타다. 그런 판잔러가 나와 함께 손을 들어주고, 많은 팬들의 함성을 들어서 기분 좋았다"며 웃음 지었다.

이날 오전 예선을 마친 뒤에도 서로 응원을 나눴다.

예선 3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황선우와 4조로 나선 판잔러는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마주쳤다.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황선우를 발견한 판잔러는 그를 가볍게 두드리며 "짜요(힘내)"라는 응원을 건넸다. 황선우도 밝게 웃으며 "짜요"라고 화답했다.

서로를 배우고, 응원하면서 함께 한 발짝씩 내딛고 있다.

"판잔러와는 한 번씩 연락도 한다. 수영 선수들은 수영 모자를 바꾸는 문화가 있는데 지난 세계선수권 때는 판잔러 선수와 바꾸기도 했다"고 소개한 황선우는 "굉장히 착한 친구이고, 굉장히 잘하는 동생이기도 하다"며 웃었다.

이어 "이번 대회 자유형 100m 기록은 정말 본받고 싶다. 아시아에서 이렇게 같이 갈 친구가 생겼다. 선의의 레이스를 하면 서로 좋은 기록을 계속 뽐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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