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유럽연합(EU) 당국자는 25일 중국에 대해 인식하는 리스크를 해소하도록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동망(東網)과 재화망(財華網) 등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EU 통상정책을 관장하는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집행위 부위원장은 이날 베이징 칭화(清華) 대학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방중한 돔브로우스키스 부위원장은 "유럽과 중국 간 경제적 유대가 깊기에 EU가 대중 관계를 단절할 생각은 없지만 중국이 EU가 걱정하는 리스크를 감경하기 위해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언명했다.
EU는 그간 중국에는 공정한 경쟁 환경이 결여됐고 비즈니스 환경이 지나치게 정치화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올해 들어 국가안보에 관련한 정보 제공을 금지하고 위법 대상을 확대하는 등 자의적인 적용을 강화한 간첩법 등 복수의 법률과 규제를 시행했다.
개정한 간첩법 경우 혐의에 관한 구체적인 정의를 명기하지 않아 외국기업의 법령준수를 둘러싼 리스크가 급속히 높아졌다.
돔브로우스키스 부위원장은 이런 법률에 대해 "애매하기 때문에 해석 여지를 과도하게 열어놨다"며 "유럽기업이 준수의무를 이해하고 실행하는데 어려움이 커지면서 중국 사업에 대한 신뢰감이 대폭 떨어지고 새로운 대중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담할 예정인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에게 이런 EU의 우려와 요구를 전달한다고 매체는 관측했다.
앞서 돔브로우스키스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상하이 연례 번드 서밋회의에선 지정학과 무역적인 면에서 갈등을 빚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등 스스로를 보호하는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언명했다.
돔브로우스키스 집행위 부위원장은 당시 "중국과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의 압박에 강력히 맞설 방침을 표명했다.
양측 관계는 러시아가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이래 중국과 러시아 간 유대가 밀착하고 EU가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 축소를 추진하면서 긴장이 고조했다.
돔브로우스키스 부위원장은 중국과 디커플링할 생각이 없지만 개방성이 남용될 때 EU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돔브로우스키스 부위원장은 지난해 EU와 중국 무역액이 사상최대를 기록했지만 4000억 유로(약 570조원)에 달하는 무역적자를 거론하며 "이는 대단한 불균형"이라고 지적했다.
돔브로우스키스 부위원장은 나흘 일정 방중 기간 최우선 과제가 양국 경제적 관계를 한층 균형 있게 만드는데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EU 집행위원회가 보조금으로 수혜를 보는 중국산 전기자동차(EV)를 수입할 때 역내 메이커를 보호하기 위해 보복관세를 부과할지 검토하겠다고 선언한 직후에 중국을 찾았다.
돔브로우스키스 부위원장은 "회원국 사이에 시장 개방을 하는 건 EU 창설원칙 중 하나"라며 "우린 자유롭고 공정한 글로벌 무역을 추구하며 여기에서 핵심은 '공정'"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EU의 대중 보호책이 선별한 다수의 전략적 상품에 대한 전략적 의존도를 줄이는 것으로 "리스크를 경감하는 디리스킹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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