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엔화값에"…ETF 투자 일학개미 고민

기사등록 2023/10/02 08:00:00 최종수정 2023/10/02 16:04:04

환헤지형 日증시 추종 ETF, 엔화 약세시 유리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0엔당 원화환율이 20일 오후 2시 30분 기준 899,53원으로 4거래일 연속 800원대를 유지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3.09.2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일본 엔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일본 주식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일학개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니케이225'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일본Nikkei225(H)'는 최근 6개월 수익률(지난달 22일 기준)은 TIGER 환노출 상품은 10.71%, ACE 환헤지 상품은 19.88%로 격차가 벌어졌다.

TIGER 일본니케이225'의 1년간 수익률은 14.24%로 'ACE 일본Nikkei225(H)'(23.20%) 보다 8.96%포인트 낮았다.

두 ETF는 동일하게 일본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닛케이225지수를 추종한다. 미래에셋운용 상품은 환노출형이며 한투운용 상품은 환헤지형이다.

그러나 환 전략이 수익률 차이를 만들었다. 최근 일본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환헤지형 ETF가 환노출 상품 보다 수익률이 높아졌다. 환헤지형 ETF는 해외 투자 대상국 화폐의 가치 하락 등으로 인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된 ETF다. 반대로 환노출형 ETF는 환헤지를 하지 않아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는다.

앞서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지난 달 22일 금융정책회의에서 기존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BOJ는 일본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는 2%대를 지속할 수 있는 상황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일본이 통화 완화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분간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일본 시장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환헤지형, 엔화 반등을 노린다면 환노출형 상품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엔화가 계속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되면 환헤지형을, 엔화 반등을 예상하면 환노출형을 선택하면 된다. 이는 옵션의 문제"라며 "현재로선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강달러·엔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 환노출보다 환헤지 상품이 유리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남용수 한투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일본 금리가 소폭 상승하는 상황이지만 미국 금리가 더 크게 상승하면서 당분간 엔화 약세는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수 경기가 뒷받침하고 수출 역시 호조를 보이면 임금 인상과 소비개선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게 되면 내년 이후부터는 엔화 약세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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