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검찰이 경기 화성시 어린이집에서 생후 9개월 남아를 이불로 덮고 압박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어린이집 원장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20일 수원고법 3-3형사부(고법판사 허양윤 원익선 김동규) 심리로 열린 어린이집 원장 A(66)씨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 항소심에서 검찰은 "원심과 같은 형을 구형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 1심에서 A씨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의 유족에게서 전혀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역 30년을 구형한 바 있다.

A씨 측은 "피해자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고, 용서를 받지 못했다. 선처받지 못해 염치없고, 이 자리에서 참회와 항변이 신세 한탄에 그치는 것 안다"며 "피해회복 노력을 위해 피해자 대리인과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 공판을 한 번 더 진행하거나 선고기일을 넉넉하게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A씨 측 요청에 공판 기일 속행은 불가하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선고기일 조정 부분에 대해서는 합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바가 있으면 받아들이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법정을 찾은 유족은 "가난한 우리 가족에게 아들은 자체만으로 삶의 전부였는데 희망과 행복을 잃었다"며 "아이가 억울하게 죽어가는 울음이 아직도 귀에 들린다. 우리 가족은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를 한 사람은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 아들을 학대하고 죽음으로 몰아간 사람에게 제발 무기징역을 구형해 달라"고 호소했다.

원장 A씨는 "자식을 둔 어미로 아픔을 헤아릴 수 없다는 것 잘 안다. 사죄의 마음으로 하늘에 있는 피해 아이가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성경을 2번 필사했다"며 "큰 상처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잘 살겠다. 가족 모두가 살아낼 수 있는 자비와 지혜의 판결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1월 10일 천모(당시 생후 9개월)군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엎드린 자세로 눕혀 머리까지 이불을 덮고 쿠션을 올린 뒤 그 위에 엎드려 14분가량 압박, 질식해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같은 달 3일부터 10일까지 천군에게 비슷한 행위를 하거나 장시간 유아용 식탁 의자에 앉게 하는 등 25번에 걸쳐 학대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2세 아동과 생후 10개월 아동 등 다른 아동 2명의 머리를 때리거나 몸을 밀쳐 넘어지게 하는 등 15차례에 걸쳐 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지난 4월 20일 1심에서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징역 19년과 12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등 관련기관 10년간 취업 제한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과 A씨 측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 사건 항소심 선고는 오는 10월 2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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