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세계 1위 부자, 미래 산업의 선두주자, 괴짜, 몽상가, 사기꾼, 천재, 영웅, 혁신가, 허풍쟁이, 냉혈한, 관종…. 한 사람이 이렇게 극과 극의 별명으로 불리는 경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일론 머스크를 향한 대중과 언론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일론 머스크, 그는 천재인가 몽상가인가, 영웅인가 사기꾼일까?
스티브 잡스의 유일한 공식 전기를 쓴 저자 월터 아이작슨이 '일론 머스크'(21세기북스)를 분석했다. 아이작슨은 '타임'의 전 편집장이자 CNN의 최고경영자였던 세계적인 전기 작가다.
이 공식 전기의 집필을 위해 2년간 머스크를 따라다닌 아이작슨은 "대중이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건 피상적인 면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악마 모드와 열정을 빼놓고는 일론 머스크를 논할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가 그렇게 된 데에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처럼 정서적으로 큰 상처를 받아 감정을 차단하게 된 어린 시절의 영향이 있었다는 거다. 또한 그런 냉정한 성향이 한편으로는 장점으로 발휘되어 극도의 리스크를 즐기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들을 벌여나갈 수 있었던 거라고도 말한다.
누군가는 그를 이 시대 최고의 혁신가이자 인류를 구할 영웅이라며 존경을 표하는 반면, 누군가는 그를 충동적인 트윗과 말실수로 하룻밤에도 수조 원의 자산 가치를 날려버리는 문제적 기업가라며 비난한다. 도전하는 사업마다 놀라운 혁신으로 업계의 판도를 뒤집는 기업가지만, 그 이면에는 공감 능력 제로의 독재자라는 불명예스러운 평가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는 쿨하게 인정한다. 자신이 정상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걸.
“혹시 저 때문에 감정이 상한 사람이 있다면, 그저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저는 전기차를 재창조했고, 지금은 사람들을 로켓선에 태워 화성으로 보내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제가 차분하고 정상적인 친구일 거라고 생각하셨나요?”(일론 머스크, 새터데이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해서)
이 책에는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던 괴짜 소년의 면모가 담겨 있다. 하루에 9~10시간씩 서재에 틀어박혀 공상과학 소설과 과학책을 읽어대며 우주에 대한 꿈을 키우던 모습, 비디오 게임에 매료되어 직접 프로그램을 배워 ‘블래스타’라는 게임을 만든 후 이걸 잡지사에 500달러에 팔았던 초등학교 시절과 사업가적 기질을 발휘해 돈을 벌어들인 대학 시절 이야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저어도 포기하지 않고 머릿속에 떠오른 건 일단 시도해보면서 무수히 실패하고 성공하는 과정 등 그가 사업가로 알려지기 전의 모습들은 한 편의 성장소설처럼 읽힌다. 경쟁자들의 비웃음과 동료들의 배신, 실패로 인한 좌절 속에서도 자신이 상상한 모든 걸 결국은 현실로 만드는 과정은 읽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아이작슨은 “과연 그가 괴팍하지 않았다면 우리를 전기차의 미래로, 그리고 화성으로 인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라며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머스크는 화가 나면 심술궂게 변할 수 있는데, 그런 경우 특히 트위터로 못된 짓을 저지르곤 한다. 그는 골프 셔츠를 입고 찍은 배가 불룩 나온 게이츠의 사진에 임신한 남성을 묘사한 이미지를 나란히 붙여 트위터에 올렸다. “당신이 빨리 살을 빼야 한다면.” 거기에 단 그의 코멘트였다. 게이츠는 머스크가 왜 자신의 공매도 투자에 대해 화를 내는지 진정으로 의아해했다. 그리고 머스크는 게이츠가 그것을 의아해한다는 사실에 대해 같은 정도로 의아해했다. 머스크는 게이츠와 문자를 주고받은 직후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 시점에서 나는 그가 명백히 미쳤다고(그리고 완전히 얼간이라고) 확신합니다. 사실 그를 좋아하고 싶었었는데(한숨).” (71장. 빌 게이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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