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유해 외래종은 세계경제에 매년 560억원 손실 끼쳐"
100명 이상 사망자 낸 하와이 산불도 외래종이 불길 키워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유엔 산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과학 정책 플랫폼(IPBES)'는 새로운 생태계에 유입된 외래종이 토착 생태계를 손상하고 사람의 식량과 건강까지 위협해 매년 세계 경제에 56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보고서는 전 세계 49개국 86명의 연구자가 4년간 조사한 결과이다.
IPBES는 유해 외래종을 육지·해양의 이용 변화, 생물종의 과도한 착취, 기후 변화, 환경오염과 함께 생물의 다양성을 해치는 5대 원인 중 하나로 분류했다.
2019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손실은 1970년 이후 10년마다 최소 4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자들은 모든 사례를 설명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 수치는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언급했다.
지난 몇 세기 동안 인간은 바다 넘어 다른 나라로 왕래가 쉬워지며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3만7000종 이상의 생물을 본래의 터전 밖으로 가지고 나왔다. 이 중 약 3500종 이상이 토착 생태계에 해를 끼치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다.
섬 지역은 특히 외래종에 더 취약하다. 전 세계 섬의 25% 이상에서 외래종의 수가 토착종의 수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8월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하와이 산불도 외래종 식물이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고온과 겹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와이 마우이 정부위원회는 2021년 7월 외래종 식물로 인해 하와이가 화재 위험에 취약해져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빈 휴경지를 메우기 위해 심은 외래종 초목의 인화성이 강해 불길을 더욱 강력하게 만든 것이다.
미국 토론토 요크대학교의 생물학자 던 바즐리 교수는 "지구 온난화와 외래종이 상호작용하면서 이러한 참사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증가하는 외래종의 위협에 대처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종을 이동시키기 전에 위험성을 평가하거나 간단한 생물학적 보호 조치를 취하는 등 새로운 지역에 침입종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외래종이 들어오기 전에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겉잡을 수 없게 된다. 해양 환경에서는 한 번 유입된 외래종을 제거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거나 제거가 불가능할 수 도 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캐나다 온타리오대학교의 피터 스토엣 교수는 "투자와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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