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작…여야 공방 가열
"과학적 사실 인용하면 정치화…문제 안 풀려"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전문가들이 '과학의 정치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과학적 근거 없이 야권이 오염수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면서 국내 수산물 소비 위축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날선 공방을 주고 받으며 여론전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이 장외투쟁을 본격화한 가운데 야4당이 시민사회단체와 힘을 합쳐 방류를 중단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23년 8월24일 오후 1시3분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 시작한 시간"이라며 "인류는 이 시간을 '환경 재앙'의 시간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당리당략을 위한 오염수 선동 정치를 즉시 중지하라"며 "민주당은 아무런 실익 없는 장외 투쟁을 멈추고 피해 방지 방안에 대해 의견 모아주길 바란다"고 맞섰다.
이처럼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원전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 없이 정치적으로 오염수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교윤 대한방사선방어학회 전 회장은 "방사선 부분을 얘기할 때는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며 "과학적인 사실을 정치인들이 인용하기 시작하면 정치화된다"고 지적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정치적 문제를 고려하면 이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며 "그렇게 고려할 거라면 과학은 고려할 필요 없다. 그것은 정치 논쟁"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잘못된 과학정보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정 교수는 "사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큰 영향은 없다라고 보는 게 과학적인 생각"이라며 "(이미) 엄청난 양이 1940년대, 50년대, 60년대에 지상 핵실험을 통해서 대기 중으로 나왔다. 지금 방류하겠다는 건 굉장히 적은 양"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철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능 방출량이 현재보다 1000배 정도이고 이 중 80%는 후쿠시마 인근 해역에 방류됐지만 현재 우리나라 바다에서 유의미한 방사능 농도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방류도 우리나라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국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을 바라보면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주장으로 수산업이 불필요한 피해를 보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내 수산업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여러 과학적 검토 결과를 종합하면 오염수 방류가 국내 수산물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적다는 주장이다.
김영목 부경대학교 식품과학부 교수는 "여러 연구기관의 시물레이션 결과를 종합해보면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가 국내 수산물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적으며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잘못된 과학 정보의 확산을 경계하고 과학자들이 대중과의 소통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