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3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월 평균 소득 479만3000원…0.8% 줄어
이자 상승에 가처분소득 역대 최대 감소
[세종=뉴시스]용윤신 임하은 기자 = 지난 2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근로소득이 9개 분기 연속으로 늘었지만 코로나19 지원금 기저효과와 고물가에 따른 소비지출이 더 큰 영향이다.
이자 비용이 2개 분기 연속 40%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가처분소득은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479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실질소득 역대 최대폭 감소…4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득은 3.9%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가계동향조사에 1인 가구를 포함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거싱다.
실질소득 증가율은 물가상승률 증가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2.8%), 4분기(-1.1%)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물가 상승률 둔화 영향으로 보합(0.0%)이었고, 2분기 -3.9%를 기록하며 4분기 연속 사실상 마이너스를 보였다.
근로·사업·이전·재산소득을 포함하는 경상소득은 471만3000원으로 0.6% 줄었다.
소득 유형별로 보면 전체 소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302만8000원으로 4.9% 늘었다. 9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반면 사업소득은 92만7000원으로 0.1% 증가에 그쳤다. 사업소득은 근로소득과 함께 2021년 2분기부터 증가해왔으나 인건비, 원자잿값, 이자 등 비용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전소득은 71만8000원으로 동기대비 19.6% 감소하면서 4분기 연속 줄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지원금, 방역지원금 등 정부 지원효과가 사라지면서 공적 이전소득(50만원)이 26.4% 줄어든 영향이다.
친·인척 간 용돈 등 사적 이전소득은 21만8000원으로 1.7% 증가했다. 이자·배당과 관련된 재산소득은 8만원으로 21.8% 늘었다.
경조 소득과 보험으로 받은 금액 등이 포함된 비경상소득은 11만3000원으로 12.5% 줄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취업자 수 증가 등 고용상황 개선이 이어지면서 근로소득이 2021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공적 이전소득 증가 등에 대한 기저효과로 가구총소득이 -0.8%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지출 증가세 둔화…금리 오르자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 폭등
가계를 운영하기 위해 지출한 소비지출과 조세, 연금기여금, 사회보험 등 의무성 지출 등을 모두 포함한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2분기 365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이 중 소비지출은 269만1000원으로 2.7% 늘었다. 10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비지출 증가율은 0.5% 감소했다.
비목별로 보면 12대 지출 비목 가운데 오락·문화(14.0%), 음식·숙박(6.0%), 주거·수도·광열(7.4%) 등에서 지출 증가했고 보건(-6.5%), 가정용품·가사서비스(-2.8%), 의류·신발(-1.8%) 등에서 지출이 감소했다.
오락·문화 지출은 20만1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14.0% 증가했다. 운동 및 오락서비스(-3.6%), 문화서비스(-3.2%) 지출은 감소했으나, 국내·외여행 등 단체여행비(235.0%)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음식·숙박 지출은 42만6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6.0% 증가했다. 외식 등 식사비(6.0%), 호텔·콘도 등 숙박비(6.3%) 지출이 늘었다.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1만8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7.4% 증가했다. 전기, 도시가스 등 주거용 연료비(12.0%), 월세 등 실제주거비(4.9%), 주택유지 및 수선(14.3%) 등에서 지출이 늘었다.
보건 지출은 22만4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6.5% 감소했다. 외래의료서비스(8.6%) 지출은 증가했으나, 입원서비스(-24.9%), 치과서비스(-11.0%), 의료용소모품(-32.7%) 등 지출은 줄었다.
가전·가정용기기(6.7%) 지출은 증가했으나, 가구 및 조명(-21.9%) 지출이 줄면서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은 11만7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2.8% 감소했다.
의류·신발 지출은 14만2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1.8% 줄었다.
세금, 사회보험료, 경조사비, 헌금 등을 포함하는 비소비지출은 96만2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8.3% 증가했다.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이자비용(42.4%)이 대폭 늘었다. 이자비용에는 주택담보대출과 기타신용대출 등이 모두 포함된다.
상속·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등 비경상조세(95.0%), 사회보험료(5.4%), 경상조세(5.0%) 등도 늘었다. 가구간이전지출(-0.8%)은 감소했다.
이진석 과장은 "소비지출은 최근에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계속 증가했고 특히 음식숙박의 경우 1분기에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으나, 이번엔 6.0%으로 물가상승으로 둔화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이자비용 증가율은 지난 1분기(42.8%) 이후 역대 두 번째"라며 "기준금리 자체가 작년에 비해 2%포인트(p) 가량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처분가능소득 13.8% 역대 최대폭 감소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83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의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으로 소비 지출과 저축 등으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을 뜻한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외한 흑자액은 114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3.8% 감소했고, 흑자율도 29.8%로 3.8%p 하락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70.2%로 3.8%p 상승했다.
이 과장은 "올해는 소득과 이전소득 줄었고 비소비지출은 늘면서 가처분소득도 역대 최대로 줄었다"고 말했다.
2분기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1만7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0.7% 감소했고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13만8000원으로 1.8% 줄었다.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94만7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0.7% 늘었다. 평균소비성향은 129.7%로 전년동분기대비 0.3%p 하락했다.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787만8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5.4% 감소했다. 평균소비성향은 57.9%로 전년동분기대비 5.2%p 상승했다.
2분기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22만8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0.5%,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456만2000원으로 3.9% 증가했다.
소득 1분위 가구 소비지출비중은 식료품·비주류음료(19.5%), 주거·수도·광열(19.5%), 보건(12.9%) 순이고, 소득 5분위 가구는 음식·숙박(16.0%), 교통(14.5%), 식료품·비주류음료(11.8%)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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