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항공권…끝없는 상승, 언제까지 계속될까?

기사등록 2023/08/20 09:00:00

항공료 코로나 이후 계속 고공행진

팬데믹 끝나고 여행 수요 늘었지만

항공기 부족 현상으로 공급은 태부족

물가·유가도 많이 올라…"항공권 인하 어려워"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항공권 가격이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고공행진' 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이 끝나며 여객 수요는 폭증했지만, 대폭 축소된 항공 업계의 운송 능력은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치솟는 물가와 유가도 항공료 상승을 더 부추기고 있다. 당분간 항공권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항공료 가격 변동 추이를 보여주는 '항공료 물가지수'는 코로나 대유행 이후 계속 오름세다.

2020년 지수를 100으로 가정할 때 국제항공료 소비자물가지수는 2019년 1분기 97.7에서 올해 2분기 118.0으로 올랐다. 이전까지 국제항공료 지수는 지난해 3분기 137.5까지 오른 뒤 소폭 하락한 바 있다.

국내 항공료 지수도 2019년 3분기 처음으로 100(108.3)선을 돌파한 뒤 지난해 3분기 123.5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2분기에도 106.5로 여전히 2020년보다 높은 모습이다.

항공사별 운임 추이를 보면 항공권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체감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 1인 평균 운임은 지난 2019년 상반기 각각 6만1563원, 31만9790원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각각 7만7256원, 63만1915원으로 뛰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2019년 상반기 평균 26만2818원이던 국제선 여객 운임이 올해 47만6388원으로 올랐다.

◆'수급 불균형'이 운임 상승 주 이유
이처럼 항공권 가격이 계속 고공행진 하는 이유는 항공기 공급이 코로나 이후 급증한 여행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팬데믹 기간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항공기 수를 줄인 것이 아직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는 이유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413대였던 국내 항공사 항공기 수는 이달 현재 379대에 머물고 있다. 대한항공의 월평균 여객기 가동시간도 2019년 상반기 323시간에서 올해 상반기 308시간으로 줄었다.

물가와 유류비가 크게 오르며 항공사 비용 구조가 악화된 것도 항공권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2019년 갤런당 1.93달러였던 항공유 가격은 현재 갤런당 2.48달러를 넘는다. 항공기 견인용 장비, 화물 상·하역 비용도 줄줄이 오르며 항공사의 수익 부담은 더 커졌다. 코로나 당시 대거 직원들이 떠나며 항공사 인력이 태부족인 것도 항공권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인천공항공사는 17일 올 하계 성수기 기간(7.25~8.15)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객수가 코로나19이전과 비교해 85%까지 회복됐다고 전했다.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3.08.17. bluesoda@newsis.com

◆항공권값, 일단 3분기는 '고공행진' 가능성
업계에서는 당분간 항공권 가격이 지금보다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원유 값이 문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7일 배럴당 80.06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초 만해도 6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국제 유가가 산유국의 감산 소식 등으로 급등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가 변동에 따라 승객에게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다음 달부터 3단계 더 오른 11단계로 적용된다. 대한항공은 편도 기준 최고 16만3800원, 아시아나항공은 최고 9만7000원이 더 붙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항공권 가격은 물가 상승, 수요 확대, 항공편 공급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앞으로 이런 상황이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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