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한미일 정상회의…역내 안보 협력 진화 주목

기사등록 2023/08/18 18:00:00 최종수정 2023/08/18 19:02:06

"한미일 정상, 위기 시 협의 의무 약속" 美당국자

"교육·기술·군사 관련 성명 낼 것…삼자 핫라인 구축"

[히로시마=AP/뉴시스]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와 별도로 개최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왼쪽)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3.05.21.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한미일 정상이 오늘 밤 캠프데이비드에서 삼자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삼국 간 역내 안보 협력 강화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를 어우르는 성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캠프데이비드 원칙·정신 2개 문건 채택 예정…삼국 협력 원칙 등 담아

17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8일 오전 캠프데이비드로 이동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공식 회의 일정에 돌입한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회의 전날인 17일 오후 수도 워싱턴DC에 도착한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회담 준비를 위해 자신 팀을 대동하고 역시 17일 캠프데이비드로 미리 이동했다.

캠프데이비드에서 이들 정상은 삼자 정상회의를 비롯해 양자 정상회담 등을 진행하며,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 등 각자 참모를 배석한 오찬도 진행할 예정이다.

공동 기자회견은 오후로 예상되는데, 이 자리에서는 이른바 '캠프데이비드 원칙'과, '캠프데이비드 정신' 등 2개 문건이 채택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캠프데이비드 원칙 문건에는 삼국 간 협력 주요 원칙이 함축돼 담길 예정이고, 캠프데이비드 정신에는 보다 구체적인 공동의 비전과 정상회의 결과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전화 브리핑에서 "교육과 기술, 외교, 군사 등 삼국 간 모든 관여의 영역"이 일련의 성명에 담기리라고 설명했다.

◆정상회의 연례화 합의…美 "국가 안보 위기 상황서 '협의 의무' 약속"

아울러 정상회의 연례화도 이번 회담에서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세 정상은 향후 정상들이 연례적으로 만남을 이어가리라고 약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 당국자는 이와 함께 "위기 또는 불확실성의 순간 관여할 수 있는 삼자 핫라인 구축을 위한 적절한 기술에 투자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특히 "삼국 중 어느 국가에 안보 영향을 미치는 위기 등 일련의 상황에서 이른바 '협의 의무(duty to consult)'를 삼국 정상이 약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의가 삼국의 '공식 동맹화'로 이어지리라는 관측에는 거리를 둬 왔다. 그러나 삼국이 위기 시 협의 의무에 합의하면 향후 역내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할 틀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한미일)는 근본적으로 상호 연결된 안보 환경을 보유했다"라며 "어느 한 국가에 근본적인 위협이 생긴다면 이는 우리 모두에 대한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의 약속(commitment to consult)'이 별개의 문서로 도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는 공식 동맹 약속이 아니고, 포괄적인 방위 약속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는 역내 비상사태나 위협이 발생한다면 삼국이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상호 협의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메시지를 일치시키고 서로 일치하는 정책을 채택하기 위한 정보 공유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구축하려는 것은 우리 중 하나가 도전에 직면할 경우 정상 및 국가안보 당국자들의 긴밀한 협력을 장려할 공동의 안보 프레임워크"라고 했다.

◆中 언급 수위 주목…美 "공동의 입장 강력한 언어로 보여줄 것"

한편 중국은 이미 이번 회의 전부터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종의 '미니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구축을 시도한다고 비난해 왔다. 이에 '협의 의무'가 채택될 경우 중국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회의에서 삼국이 중국 문제를 어느 정도 수위로 언급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일 삼국 간 협력 범위를 북한을 넘어 광범위한 인도·태평양 의제 전반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그간 삼국 정부가 이처럼 명확하고 솔직하게 입장이 일치했던 적이 없다며 "이런 공조와 공동의 인식이 이번 회의에서 완전히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행정부 당국자는 "남중국해를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우리는 삼국은 강력한 입장을 보유했다"라며 "국제 질서에 기반을 두고 강압과 군사화에 반대하는 우리 공동의 입장을 강력한 언어로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이날 "이번 정상회의는 중국에 일종의 메시지를 보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지는 않다"라며 향후 인도·태평양에서 삼국 간 파트너십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캠프데이비드, 중대한 회의에만 사용…韓日 정상 리더십에 놀라운 순간 맞이"

이번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외국 정상을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 초청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게 평가된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회의 장소로) 캠프데이비드를 매우 신중히 택했다"라며 "이곳은 가장 중요하고 중대한 회의에만 사용된 곳"이라고 했다.

당국자는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 협정 논의 등 과거 역사적인 회의를 거론한 뒤 "이번 회의도 명확히 그런 수준이라고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과 일본의 용기 있는 리더십,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할 의지가 있었던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용기 덕에 우리는 놀라운 순간을 맞이했다"라고 했다.

이어 양국 정상이 향후 각국이 직면한 도전과 기회 앞에 공조하는 게 옳은 일이라는 생각을 보유했다며 "우리는 (한미일) 파트너십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