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외교사' 이뤄진 캠프 데이비드…"한미일 새 장 여는 외교현장 될것"

기사등록 2023/08/17 16:37:54 최종수정 2023/08/17 20:26:05

1943년 루스벨트-처칠, 2차 대전 종식 논의

대통령실 "한미일 새장 21세기 외교사 현장"

백악관 "중요한 외교대화 역사적 장소 돼와"

MB-부시 회담도…바이든, 첫 외국정상 초청

[히로시마=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5.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는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다.

대통령실은 "캠프 데이비드는 한미일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21세기 외교사의 현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2차대전 종식 논의·냉전 첫 미소회담…"현대 외교사 상징성"

수도 워싱턴 북서쪽으로 약 100㎞ 가량 떨어진 프레데릭 카운티 내 캐탁틴(Catoctin) 공원에 자리한 캠프 데이비드는 세계 외교사에서 중요한 일들이 벌어진 역사의 현장이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은 1943년 여기서 윈스턴 처칠 당시 영국 총리와 만나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논의했다.

냉전 후 첫 미-소 회담도 여기서 열렸다.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959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1978년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를 이곳으로 초청해 협상을 진행했다. 13일 동안 이어진 협상 끝에 맺은 이들의 평화 협정은 이름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지난 13일 사전 브리핑에서 "캠프 데이비드는 현대 세계외교사에서 상징성이 큰 장소"라며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캠프 데이비드는 한미일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21세기 외교사의 현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지난 9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에서 "캠프 데이비드는 그간 정상회담과 중요한 외교 정책 대화를 위한 역사적인 장소가 돼 왔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미일은 정상회의를 통해 캠프 데이비드 원칙(Principles), 캠프 데이비드 정신(Spirit) 등 2개 문건을 채택하고 3국간 협력관계를 종래의 대북 공조 위주에서 인도-태평양 전반의 '범지역 협력체'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바이든, 취임 첫 외국 정상 초청…정상간 친교 쌓을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백악관이 아닌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최초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워싱턴 D.C에서 회담을 갖는 것과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며 "좀 더 격식이 없고 개인적으로 친화력을 서로 구축할 수 있는 산책, 편안한 식사나 환담이 곁들여질 수 있다"며 말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캠프 데이비드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7일 출국한다. 한미일 정상이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단독 정상회의를 갖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양 정상이 함께 골프 카트를 타는 장면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제대로 쓰이지 않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가족들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자 "미국적 전통의 복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존 커비 백악관 NSC 조정관은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이번 역사적인 캠프 데이비드 3자 회담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서 첫 외국 정상의 방문"이라며 2015년 이후 첫 외국 정상 방문이라고 강조했다.

◆루스벨트부터 사용…'데이비드'는 아이젠하워 가족 이름

캠프 데이비드는 약 73만㎡ 면적으로 골프연습장, 테니스 코트, 수영장 등 각종 휴양시설과 사무실과 회의실 등 업무용 공간이 갖춰져 있다.

연방정부 직원 휴양지로 건설됐다가, 루스벨트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1942년 대통령을 위한 보안 시설이 갖춰진 휴양지가 필요하다는 정부 판단으로 대통령 별장으로 개조됐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이름은 '샹그릴라'였다.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1953년 자신의 아버지와 손자의 이름을 따 새로 붙인 이름이 '캠프 데이비드'다.

'캠프(Camp·군 기지)'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군사 시설로 분류된다. 공식 명칭은 '서먼트 해군 지원 시설(Naval Support Facility Thurmont)'로 미 해군과 해병대가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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