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청사 앞서 기자회견…18일까지 분향소 운영
"축산농가 안정적 생업 유지와 존중 받는 환경 조성"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대한한돈협회는 16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지속적인 축산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양돈 농장주를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돈인과 한돈산업 생존권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1999년부터 전남 보성군에서 양돈장을 운영해 온 A씨는 지난달 21일 유서와 함께 생을 달리했다. A씨는 지난 6월부터 반복된 축산 냄새 관련 민원과 지자체 현장 점검, 사육두수 감축 지시 등으로 스트레스와 심적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민원 때문에 너무 힘들다. 주민들에게 그 동안 정말 죄송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A씨는 평소 양돈장을 운영하며 냄새 저감을 위해 노력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농장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 2019년 전남 동물복지형 녹색축산농장, 무항생제 축산농장 인증,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이력이 있다.
A씨는 농장 입구부터 내부 곳곳에 조경수와 다양한 꽃을 가꾸고, 농장 주변엔 편백나무를 심는 등 냄새 저감을 위해 노력했다. 주민들을 위해 돼지고기는 물론 현금, 쌀, 라면 등 지역사회 기부 활동을 하기도 했다.
손세희 한돈협회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한돈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농가가 악성민원과 행정규제에 좌절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런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축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생업을 유지하고 그들의 노력이 존중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한돈협회는 홈페이지에 추모페이지(https://koreapork.or.kr/sad/sadMain)를 만들어 추모메시지와 함께 유사한 민원 피해 사례를 접수 중이다. 전국 한돈농가가 추모의 뜻을 전할 수 있도록 18일까지 환경부 청사 앞에 분향소를 설치·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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