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2050년 600조원 육박 예상
배터리3사 비롯해 두산·포스코 등 시장 진입 활발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차전지의 주원료인 리튬·니켈·코발트 등 한정적인 주요 광물자원을 회수하는 폐배터리 사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현대차그룹과 SK에코플랜트, 포스코, 두산 등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선 것이다.
에너지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SNE리서치는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에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050년에는 600조원 시장으로 급성장할 예정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고속 성장은 전기차 판매율 증가와 맞물린다. 전기차 판매량이 늘면 늘수록 운행 중 사고, 차주의 차량 교체 등으로 폐차하는 차량은 증가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리튬과 니켈 물량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도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 수거된 폐배터리 등에서 핵심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을 추출해 안정적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1위 코발트 생산업체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양사는 중국 장쑤성 난징시, 저장성 취저우시에 각각 스크랩 처리 및 폐배터리를 가공하는 전(前)처리 공장과 원재료를 회수하는 후(後)처리 공장을 세운다.
삼성SDI는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재활용 체계를 구축했다. 천안과 울산 공장에서 발생하는 불량품, 폐기물을 성일하이텍에 공급하면 이를 재가공한 뒤 삼성SDI에 재공급한다. 향후 중국·미국 등으로 재활용 공장 거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SK온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을 앞세워 폐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했으며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국내에 상업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현대글로비스, SK에코플랜트, 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 등의 시장 진입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분 투자나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폐배터리 사업에서 보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배터리 재활용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두산리사이클솔루션' 설립을 결정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1년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 실증을 완료한 만큼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은 원료 공급사들과 협력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자회사 설립 후에는 상용 생산시설 구축하고 2025년 하반기부터 연간 약 3000톤 규모의 원료를 처리해 리튬을 회수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향후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신사업의 일환으로 폐배터리 사업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는 중국에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 건설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중국 화유코발트사, GS에너지 등과 손잡고 합작법인을 세워 광양을 중심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역량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원료가 한정돼 있고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갈수록 강화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며 "기업들의 폐배터리 사업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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