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판정' 24살 버스킹 가수…4명에 새 삶주고 하늘로

기사등록 2023/08/07 15:41:35 최종수정 2023/08/07 15:52:58

뇌사상태된 후 심장·간장·신장 기증

"다른 이의 몸에서라도 꿈 이어가길"

[서울=뉴시스]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양측)을 4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故 김녹토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3.08.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가수의 꿈을 키우던 20대 청년이 불의의 낙상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후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5일 뇌사 상태였던 故 김녹토(24)씨가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양측)을 4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7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5일 일을 마치고 음악 관련 일을 하러 가던 중 낙상사고가 나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고인이 장기기증으로 다른 누군가의 몸에서라도 다시 꿈을 이어가길 바라며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고인이 평소 헌혈도 자주 하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나서서 돕는 착한 성품이었던 만큼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장기기증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충북 청주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차분하고 내성적이었지만, 착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음악과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음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작곡과 거리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고인의 아버지 김동엽 씨는 “하늘나라로 소풍 간 거지? 천국에서 자유롭게 음악도 하고 네가 원하는 꿈을 다 이루길 바란다"며 "사랑하고, 너의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우리 모두의 가슴에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또 "아들의 마지막을 함께 해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24살의 젊은 나이에 하늘로 떠난 기증자와 어린 자녀를 떠나보내면서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을 결심해 주신 기증자 가족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생명나눔이라는 소중한 가치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모두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인은 3일 간의 장례를 마치고 청주목련공원에서 잠들었다. 기증자를 그리며 아버지가 인터뷰 한 영상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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