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탁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 뉴시스 이메일 인터뷰서 주장
한국초전도저온학회 입장 두고 "조직적 횡포, 바람직하지 못해"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세계 최초 상온 초전도체 'LK-99'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연구소 측에 시편(샘플)을 요구한 가운데 개발 연구에 참여한 김현탁 미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가 "회의록과 검증계획서를 보내달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4일 뉴시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돈을 빌려서 어렵게 사업하는 분들한테 와서 조직적으로 횡포를 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인 김 교수는 지난달 22일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한 논문 원고에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아카이브는 동료 평가 등 학계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논문 원고를 누구나 올릴 수 있는 사이트다.
원고 게재 후 LK-99가 상온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지를 두고 국내외 학계가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도 최근 LK-99 검증위원회를 출범해 교차 검증에 들어갔다.
하지만 학회 측은 LK-99가 현재 상온 초전도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며 시편(샘플) 검증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회 측은 퀀텀에너지연구소에 LK-99 시편 제공을 요구했으나 관련 논문 심사를 이유로 당장 제공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학회에 따르면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심사 기간이 최소 2~4주 이상 걸릴 것이라고 학회 측에 전달했다.
김 교수는 학회 측 입장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좋은데 자기들이 샘플을 만들어서 검증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논문 진위 논란, 관련 투자 광풍 등 기대 이상의 관심을 의식한 듯 "우리는 홍보를 한 적이 없다. 다른 연구자들처럼 연구하고 논문을 게재하려고 논문을 제출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 주장을 두고 학회 측은 퀀텀에너지연구소에 샘플 제출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학회 관계자는 "일부 학계에서 학회가 '샘플을 내놓아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학회 검증위도 시편을 따로 만들고 있으나 교차 검증을 위해 연구소 측에 시편을 요청한 것" 말했다.
이어 만약 연구소 측에서도 학회 회의록 또는 검증계획서를 요구할 시 제출할 의사가 있는 지에 관한 질문에 "검증위 위원장과 상의할 문제"라고 밝혔다.
아울러 "학회 검증위는 논문 데이터 조작 여부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해당 데이터를 우리도 한 번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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