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회의서 여당 보이콧으로 비준 불발
"올가을 말이면 비준 고려할 준비될 것"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헝가리 의회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는 길을 막아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국민의회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을 표결까지 부치지 못하면서 후일을 기약했다. 야당 주도로 소집된 긴급회의에서 헝가리 의회는 국내외 정책 현안에 관한 야당 의원 사이 의견 교환만 이뤄졌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속한 여당 피데스당이 회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헝가리 의회는 모두 199석으로 구성되는데 피데스당이 68%에 달하는 135석을 차지하고 있다.
의회는 지난달 7일 봄 회기를 마쳤지만, 야당 의원 49명이 요청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헝가리 법에 따르면, 의원 40명 이상이 긴급회의를 요청하면 이를 이행해야 한다.
이번 제동이 헝가리 의회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아예 막으려는 행보는 아니다. 피데스당은 올가을 말이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고려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헝가리 의회는 다음 달 새 회기를 맞는다.
아울러 헝가리 의회는 앞서 "스웨덴의 동맹 가입을 저지할 의도가 없다"며 "이 협정을 비준하는 마지막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튀르키예보다는 비준을 먼저 완료하겠다는 뜻이다.
스웨덴이 나토로 가는 길에 가장 고려해야 할 대상은 튀르키예다. 양국은 이슬람 경전인 쿠란 소각 등 종교적 문제로 얽혀 있다. 현재 나토 31개 회원국 중 스웨덴의 가입을 비준하지 않은 것은 헝가리와 튀르키예 두 나라뿐이다.
튀르키예는 올가을 의회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을 마칠 전망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하고 나섰다. 그는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한 뒤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관한 반대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그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이 의회에 제출되면 의회 일정에 따라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튀르키예의 비준은 휴회기를 마친 10월 뒤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