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전국 3만여명의 교사들이 폭염경보에도 불구하고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갖고 교육권 보장과 공교육 정상화를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경남 교사들이 장문의 글을 전해왔다.
29일 경남 양산에서 올라온 한 초등교사는 "특정 집단에서 주최한게 아닌 교사 개개인들이 주최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뭉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고통을 겪고 있었는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내 학급에서 일어난 개인적인 일이고 나만 참고 견디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집회를 통해 나만 겪는 일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일이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계신지 알게 되어 마음이 많이 아팠고 공감되어 눈물이 많이 났다"고 했다.
이어 "교사 뿐만이 아니라 교육대학교 교수님, 예비교사, 학생들까지도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는 모습을 보고, 교사의 인권과 학생의 인권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교사의 인권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공교육 정상화는 꼭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고 말을 맺었다.
경남 진주의 한 교사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교육해야 하는 교사가 더는 그 역할을 하기 힘든 말도 안되는 현 상황에 더 이상은 참지 못해 거리로 나왔다. 새벽 6시 30분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타러 도착한 그곳에는 한마음 한뜻을 가진 선생님들이 계셨다. 그 모습을 본 저는 더욱 용기를 얻었으며, 집회 장소까지 걸렸던 5시간은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선생님들을 보고 또 한번 놀랐다. 함께 한다면 바뀔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러 선생님들의 자유발언을 들으니 가슴이 미어지고, 말도 안되는 현 대한민국 교육현실에 개탄스러울뿐이었다. 집회 막바지, '우리는 가르치고 싶다’, ‘학생들은 배우고싶다’ 두 구호를 복창하는데 가슴이 먹먹해지며 어쩌다 이까지 왔을까 하는 비통함에 나는 더 크게 복창했다. 하루빨리 공교육이 정상화 되어 학생,학부모, 교사가 모두 행복했으면..."고 말을 맺었다.
지난 주 주말인 22일 5000여명이 모인 것보다 이 날은 훨씬 많은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지며 무더운 날씨였지만 교사들은 검은색 계열 상·하의를 입고 '교육환경 조성하라', '교사의 교육권 보장하라' 등이 적힌 종이피켓을 들고 모였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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