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일 때 발로 배 차고 침 뱉던 학생도"…교사들 목소리

기사등록 2023/07/25 16:25:57 최종수정 2023/07/25 16:29:17

초등교사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교권 침해 사례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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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주영 인턴 기자 = 최근 교권 침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교사들이 과거 경험담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통해 현직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 A씨가 악성 민원 사례를 공유했다. 해당 민원들 초등 교사 온라인 커뮤니티인 '인디스쿨'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등에서 올라온 내용이라고 한다.

A씨는 "뾰족한 가위로 친구를 위협하는 장면을 보고 놀란 교사가 소리를 질러 문제 행동을 제지했더니, 학부모가 '선생님이 소리를 질러서 놀란 아이가 밤마다 경기를 일으킨다'며 교사를 정서학대로 신고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수업을 지속적으로 방해하는 학생에게 그만하라고 했더니 '다른 친구들 앞에서 아이를 공개적으로 지적해 망신을 줬다'고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학급 내에서 학생을 지적하는 행동을 문제 삼자 교사가 문제 아이를 교실 밖으로 불러내서 얘기했는데 '왜 아이가 수업을 못 받게 학습권을 침해하냐'고 따지는 학부모도 있었다고 한다.

A씨는 "만삭일 때 어떤 학생이 배를 발로 차고 침을 뱉었는데, '특수학급 아이니까 선생님이 이해하고 넘어가라'는 학부모의 말에 사과를 못 받고 넘어갔다"며 직접 겪은 악성 민원을 언급했다.

교사들이 악성 민원에 맨몸으로 노출돼도 학교 측은 되레 교사에게 사과를 시키고 일을 덮으려는 등 미온한 대처를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교실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수업을 방해하고 학급 친구와 선생님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아이들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교사들 사이에 이미 10년 전부터 이야기되던 문제다"라며 "문제 아이를 저지하려 해도 학부모의 신고나 민원으로 돌아온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선생님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서이초 교사 사망을 애도하는 교사 집회에 대해 A씨는 "선생님들은 다른 직업군보다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적은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교사들이 모여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외치고 있다"며 "교사의 생존권과 인권, 지도권 등이 논의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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