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매장도 많은데…편의점 유심 판매 확대 이유

기사등록 2023/07/22 12:00:00 최종수정 2023/07/22 13:32:05

KT·LGU+ 알뜰폰 공용 유심…젊은층 중심으로 알뜰폰 수요↑ 영향

자사망 이용 가입자 늘리려는 전략…편의점 구매시 개통시간 단축

[서울=뉴시스] KT가 BGF리테일(CU)과의 협업으로 KT 알뜰폰 공용 유심 '바로유심'의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사진=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이통사들이 유심 판매 편의점을 늘리고 있다. 이통사는 이미 공식 대리점에 판매점까지 전국적으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타깃은 자사 가입자가 아니다. 알뜰폰 가입을 선호하는 MZ를 겨냥한 전략이다. 보다 쉽게 자사 제휴 알뜰폰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넓혀가는 것이다.

2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알뜰폰 공용 유심인 ‘바로유심’의 판매 편의점을 이마트24에서 씨유(CU)로 확대했다.

‘바로유심’은 KT와 KT알뜰폰 구분 없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유심이다.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27개 알뜰폰 사업자 함께 사용하고 있다. KT는 이번 CU와의 제휴로 기존 7000여 곳이던 판매처를 2만4000여 곳으로 크게 넓혔다.

편의점 유심 판매는 KT뿐 아니라 LG유플러스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부터 공용 유심 ‘원칩’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 편의점은 GS25와 이마트24다.

이미 전국적으로 유통망을 갖춘 양사가 편의점으로 유심 판매처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알뜰폰이 자리 잡고 있다.

알뜰폰은 이통3사를 상대로 꾸준히 번호이동 순증을 이어갈 만큼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통사의 5G 요금이 4만원대 중반부터 시작한다면 알뜰폰은 대다수 상품이 LTE이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데이터를 앞세워 가입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뜰폰이 0원요금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상황이 이렇자 KT와 LG유플러스도 자사 가입자 유치에만 공을 들이는 게 아닌 자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을 지원함으로써 우군을 넓힌다는 복안이다. 알뜰폰이 이통사 망을 임대해 재판매하는 구조인 만큼 자사 망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나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

이뿐 아니라 이통사가 알뜰폰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도 비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자사망 알뜰폰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오프라인 매장까지 운영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편의점 유심 구매의 장점은 개통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알뜰폰은 현장 매장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이에 홈페이지에서 요금제를 신청하고 택배로 유심을 받아 개통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었다. 이대로라면 유심을 택배로 배송받기까지 1~2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편의점에서 유심을 사면 개통하고자 하는 사업자 홈페이지에서 요금제를 선택하고 셀프 개통을 하면 돼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온라인·비대면에 익숙한 젊은층이 이같은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마트24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이 곳에서 판매된 알뜰폰 유심 매출은 매년 평균 5배씩 증가했다. 이 중 지난해 초 출시한 LG유플러스 원칩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고, 2분기에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마트24는 알뜰폰이 실속을 중시하는 MZ세대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이같은 매출 증가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알뜰폰 시장 경쟁에 다소 소극적이다. 알뜰폰이 클수록 이동통신 가입자를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큰 탓이다. 편의점 유심 판매를 시작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상황과 맥을 같이 한다. 이동통신 시장 2, 3위인 KT와 LG유플러스는 알뜰폰과의 상생을 통해서라도 자사 망 이용자를 늘리려 한다면, SK텔레콤은 순수 자사 가입자에 보다 집중하려는 분위기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알뜰폰이 인기를 끌자 KT와 LG유플러스가 이러한 수요를 자사 망 가입자로 흡수하기 위해 이같은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며 "편의점은 접근성이 좋고 개통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층의 경우 온라인에 익숙해 유심을 구매한 뒤 개통하는 절차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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