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으로 심장 지켜라"…갤럭시·애플 워치, 같은 듯 다르네

기사등록 2023/07/19 06:00:00 최종수정 2023/07/19 06:20:05

韓서 애플워치·갤워치 심방세동 기록·알림 기능 모두 사용 가능

양사 모두 '여성 건강관리'도 강화…혈압·체온 측정 기능 등 차이

[쿠퍼티노=AP/뉴시스] 애플이 지난 9월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애플워치 시리즈8, 애플워치 울트라, 애플워치SE를 선보이고 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4 시리즈, 에어팟 등을 함께 공개했다. 2022.09.08.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이제 국내에서도 애플워치와 갤럭시워치로 모두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AFib)'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이 유발할 수 있는 혈전·뇌졸중·심장마비 등 심각한 질환을 사전에 잡아낼 수 있게 된 것.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애플은 여성건강 관리, 혈압, 체온 측정 등 헬스케어 기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부터 애플워치의 심방세동 기록 기능을 한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기능은 워치OS가 설치된 애플워치4 후속 기종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사용자가 애플워치의 기록 기능을 사용하면 심방세동 증상이 발생하는 빈도에 대한 추정치 등을 포함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록과 생활 요인 등이 담긴 PDF 파일을 내려받아 의료진과 진료상담을 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심방세동을 감지하는 기능은 갤럭시워치에도 담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의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IHRN)' 기능에 대해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해당 기능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허가까지 획득했다. IHRN 기능은 곧 출시될 갤럭시워치6에 탑재되고, 향후 갤럭시워치5와 4 시리즈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심방세동을 대상 기능이라는 점에서 갤럭시워치와 애플워치가 유사하나 방식이 약간 다르다. 애플워치는 이미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사용자가 자신의 심장 박동을 기록할 수 있게 해 이상을 포착하는 것을 돕는다. 반면, 갤럭시워치의 IHRN 기능은 바이오 액티브 센서를 통해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연속 감지하면 자체적으로 심박세동 가능성이 있다는 알림 메시지를 보내준다. 심전도(ECG)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불규칙한 심박의 기록도 확인할 수 있다.
애플워치의 심방세동 기록 기능(왼쪽)과 갤럭시워치의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 기능. (사진=애플·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온도·체온 기반으로 '여성건강'도 관리…애플워치 기능은 아직 韓 출시 X

갤럭시워치와 애플워치는 심방세동 외에도 최근 '여성 건강 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이후 4월부터 갤럭시워치5에 온도 기반 생리주기 예측 기능을 추가했다. 일반적으로 생리 주기 단계에 따라 피부 온도가 달라지는데, 갤럭시 워치5 시리즈에 탑재된 온도 센서가 사용자의 수면 중 피부 온도를 측정하고 이후 생리 주기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예측해준다.

삼성 헬스 앱은 생리 주기와 함께 예상 배란일, 예상 가임기 등을 직관적으로 알려주고, 측정된 피부 온도는 그래프로 표시해준다. 일일 기록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증상과 기분 등을 입력하면 생리 주기 단계에 맞는 유용한 팁까지 제공한다.

애플 또한 애플워치8의 핵심 기능으로 체온 측정과 이를 기반으로 한 배란일 예측 기능을 내세웠다. 애플워치가 보다 예민하게 체온을 감지해 여성 건강을 위한 생리 주기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소급 배란일 예측 수치 등을 통해 가족계획에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온 측정을 통해 다음 생리일까지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전용 OS(운영체제)인 '워치OS 9'과 연동을 통해 생리 주기 추적 앱에 기록한 정보에서 이상 건강의 징후가 될 수 있는 희발 월경, 생리 불순, 연장 월경, 지속적 점상질출혈 등의 양상이 감지되는 경우 알림까지 받아볼 수 있다.

다만 애플워치8이 출시된 지 1년여가 지났으나 아직 애플의 배란일 예측 기능은 국내에서 규제 문턱을 높지 못했다. 애플이 과거와 달리 비교적 적극적으로 규제 승인 요청에 나서고 있고, 삼성전자의 비슷한 기능이 이미 국내에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애플워치도 승인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뉴욕=뉴시스]미국 뉴욕 갤럭시 체험관에 마련되어 있는 '갤럭시 워치5''. (사진=윤현성 기자)
◆갤워치는 혈압, 애플워치는 체온 측정 강점…비침습 혈당 측정은 아직 요원

이처럼 양사의 스마트워치가 모두 헬스케어에 초점을 두고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핵심 기능에서는 차이가 있다.

혈압 측정과 체온 측정이 대표적이다. 혈압 측정의 경우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갤럭시워치3부터 혈압 측정 기능을 탑재했지만 애플워치에는 2024~2025년께 혈압 측정 기능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지난해 애플워치8 출시를 앞두고 애플이 고혈압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최신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전담 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혈압 측정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검사 도중 정확성 문제가 포착되며 정식 출시가 불발됐다.

체온 측정의 경우 애플워치가 갤럭시워치보다 우위에 있는 양상이다. 애플워치8에는 실제 체온과 0.1도 미만의 오차를 보이는 체온 측정 센서가 장착돼있다. 이를 통해 여성의 배란일 등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다.

갤럭시워치는 5세대 모델부터 온도 측정 센서가 탑재되긴 했으나 체온 측정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정확한 체온이 아니라 단순히 온도를 잴 수 있는 센서만 탑재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갤럭시워치의 생리주기 예측 기능 또한 '체온'이 아닌 '피부 온도'를 통해 건강상태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워치 이용자들이 양사에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혈당 측정' 기능이다. 다만 신체에 상처를 내지 않고 혈당을 재는 '비침습' 측정 기술 개발의 난이도가 높은 만큼 해당 기능이 도입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바탕으로 혈당 체크 관련 기술 개발 가능성을 검토 중이고, 애플 또한 당뇨병 환자를 위한 혈당 모니터링 기능 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하반기 차세대 제품인 갤럭시워치6와 애플워치9을 각각 출시할 전망이다. 당장 오는 26일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워치 신제품이 먼저 공개되는 가운데, 스마트워치의 헬스케어 기능이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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