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집계…부상자 중 심정지 2명·중상 1명 포함
소방당국 22명 구조…9개 시도 216명 집 떠나 대피
주택·차량 잠기고 정전 속출…농작물 245.2ha 침수
15일까지 최대 300㎜ 비, 피해 더 늘 듯…곳곳 통제
그칠 줄 모르는 비에 시설 피해 집계는 더디다. 현재까지 물에 잠기거나 파손된 주택만 19채이고 여의도 면적 만큼의 농작물이 침수·유실·매몰됐다. 추후 비가 그쳐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면 그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15일까지 최대 300㎜의 '물폭탄'이 예보된 터라 응급복구 차질과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4일 오후 6시 기준 인명 피해는 실종 1명, 부상 2명이다.
지난 11일 부산 사상구 학장천 주변에서 실종된 68세 여성이 사흘이 지나도록 여태 발견되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전남 보성에서 도로 비탈면 유실로 팔목을 다친 남성은 아직 입원 중이며, 이날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용인시 고속도로를 덮치면서 이 곳을 지나던 운전자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집계에는 이날 오후 4시2분께 충남 논산의 한 납골당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매몰됐다가 구조된 4명이 빠져 있다. 이 중 3명이 매우 위중한 상태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인명 피해는 실종 1명, 부상 6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직전 집계치인 오전 11시 기준 실종 1명, 부상 1명이었다.
경기 여주 소양천 주변을 산책하다 실족사한 75세 남성의 경우 호우가 아닌 '안전 사고'로 분류해 인명 피해 집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일시 대피한 인원은 9개 시·도 33개 시·군·구 118세대 216명이다. 직접 집계치인 7개 시도 23개 시군구 67세대 136명보다 2개 시도 10개 시군구 51세대 80명이 증가했다. 이 중 67세대 129명이 여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중대본이 가동된 지난 9일부터 현재까지 13건 22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도로 장애물 제거와 간판 철거 등 1553건을 안전 조치하고 435개소 1209t의 배수 지원을 실시했다.
현재는 북한의 댐 방류에 대비해 소방 예방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간 밤에는 침수 지역에서 신속히 물을 퍼내 인명을 구하기 위해 4만5000ℓ급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1기를 수도권에, 3만5000ℓ급 1기는 경북·울산 권역에 각각 전진 배치했다.
시설 피해는 비가 소강 상태를 보이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본격 집계할 것으로 보여 그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공공시설 피해는 23건이다. 도로 사면 유실 5건, 도로 파손 10건, 토사 유출 7건, 옹벽 피해 1건 등이다.
사유시설 피해로는 54건이 접수됐다. 주택 침수·파손 19채, 어선 피해 5척, 차량 침대 10대 등이다.
농작물 245.2ha와 농경지 0.3ha가 물에 잠기거나 매몰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ha)과 맞먹는다. 양식장 파손, 과일 떨어짐, 벼 쓰러짐 등 농·축·수산업 분야 피해는 장마가 거친 뒤에야 본격적으로 집계된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서울 도봉구 2123세대와 서대문구 2000여 세대가 한 때 전력이 끊겼다가 복구됐다. 경북 상주·의성·포항 793세대 및 9개 점포, 부산 연제·수영 5220세대, 전북 완주 620세대, 광주광역시 광산구 900세대도 각각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가 정상화됐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한전을 통해 파악된 정전 피해는 총 20건 7204호에 달한다. 이 중 6718호가 복구돼 93.3%의 복구율을 보인다.
문화재 피해 역시 속속 보고되고 있다. 오후 6시 기준 18건으로 직전 집계치인 14건보다 4건 더 늘었다. 사적 9건, 천연기념물 5건, 국가민속문화재 2건, 국가등록문화재 1건, 명승 1건이다. 현재 응급복구를 마쳐 문화재긴급보수사업 예산을 신청 접수 중이다.
현재 교육부를 통한 학교 피해 현황도 파악 중이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학교 3개교가 침수·파손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중대본 공식 집계에는 반영돼 있진 않다.
지난 9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전북 익산 418.5㎜, 전북 군산 410.6㎜, 경기 남양주 374.5㎜, 충남 공주 365.0㎜, 경기 가평 359.0㎜, 충남 논산 352.5㎜ 등이다.
1시간 동안 내린 최대 강우량을 뜻하는 '시우량'은 서울 73.5㎜(11일 오후 4시), 부산 해운대 68.5㎜(11일 오후 4시), 강원 언주 68.0㎜(11일 오전 10시) 등으로 집계됐다.
현재 경기 남부와 충청권, 강원 남부 내륙·산지, 전북 북부, 경북 내륙 일부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간당 20~60㎜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어 더 걱정스럽다.
오는 1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산지, 충청권, 전북, 경북 북부 내륙은 80~200㎜(많은 곳 300㎜ 이상),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 강원(남부 내륙·산지 제외), 전남권, 경상권(경북 북부 내륙 제외)은 30~100㎜(많은 곳 200㎜ 이상), 제주도 5~60㎜이다.
전국 곳곳 통제 지역과 범위도 더 늘어났다.
현재 도로 99개소, 세월교 및 하천변 산책로 700개소, 둔치주차장 160개소, 숲길 72개소가 막혀 있다. 20개 국립공원 428개 탐방로도 통제되고 있다.
하늘과 바닷길도 통제됐다. 66개 항로 여객선 90척이 풍랑주의보로 인해 운항하지 못하고 있고 68편의 항공기가 결항 중이다.
행안부가 운영하는 안전신문고의 빗물받이 신고는 지난달 26일부터 현재까지 총 3463건 접수됐다. 중대본 가동 기간인 지난 9일부터 집계된 것만도 1072건에 이른다. 빗물받이는 빗물을 하수관으로 흘려보내는 수방시설로 쓰레기·흙·담배꽁초·덮개 등으로 막혀 배수가 원활하지 않을 땐 적은 비에도 도로가 침수될 수 있다. 한 번 청소했더라도 빗물에 다시 쓸려 내려와 막힐 수 있는 탓에 상시 관리·점검은 필수다.
중대본은 지난 13일 오후 8시30분에 기해 풍수해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3단계로 운영하고 있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상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주요 강수 지역에 대한 철저한 안전 관리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