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년 만에 공개 발언…"화성-18형, 자기방어권 행사"
제프리 드로렌티스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는 13일(현지시간) 열린 북한 ICBM 관련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북한은 ICBM을 포함해 2023년에만 2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라며 "핵무기 투발 시스템을 20번 실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드로렌티스 부대사는 이어 "불운하게도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모든 안보리 이사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맞서야 하지만 '두 이사국'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도발에 맞서) 이사회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막았다"라며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 도발을 반복함으로써 대담해지고 심지어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시노 미츠코 차석대사가 나서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이것은 뉴 노멀이 돼선 안 된다"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결말이 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준국 유엔대사도 회의에 참석했다. 황 대사는 이날 "지난해 초부터 북한은 9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라며 "이는 북한이 주 1회 이상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사는 이어 "북한의 반복적인 무모한 행동에 안보리가 계속 침묵하는 건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안보리의 단합 대응을 촉구했다. 안보리 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공개 회의 재개도 요청했다.
반면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북한의 도발 책임을 미국과 서방에 돌렸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면서도 "우리는 특정 국가가 한반도에서 군사 활동을 수행하며 반복된 전략 무기 전개와 군사적 압박 고조를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11~12일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도 거론했다. 중국의 강압적 정책을 다룬 나토 공동성명이 "기본적 사실을 무시하고 중국을 상대로 부당한 공격을 한다"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이런 위선적인 권고를 단호히 거부한다"라고 했다.
러시아에서는 안나 이브스티그니바 부대사가 나서서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종류의 군사 활동을 반대한다"라며 이번 회의와 별개로 미국과 한국, 일본의 활동을 주목하라고 했다.
그는 한미일이 "소위 확장억제라는 개념의 일환으로 역내 훈련과 군사 협력을 증진하고 있다"라며 "이것이 현재 일어나는 일의 맥락을 이루는데도, 이사회 몇몇 이사국은 이 사실을 간과한다"라고 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의 신형 ICBM 실험 비행은 이웃 국가의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며 "자기방어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반도의 군사 안보 패턴은 냉전 시대를 넘어선 핵 위기에 직면하는 상황으로 다가가고 있다"라며 지난 4월 채택한 한·미 '워싱턴 선언'을 거론, "북한에 대한 핵 결전의 플랫폼"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핵자산을 동원하는 한미 군사 훈련은 한반도에 핵전쟁 재앙을 촉발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한반도에서 극단적인 상황이 전개될지는 향후 미국의 움직임에 달렸다"라고 엄포를 놨다.
북한이 안보리 회의에 직접 참석해 발언한 건 지난 2017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날 회의는 이전 북한 미사일 관련 회의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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