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중국으로 가는데 괜찮을까요?"

기사등록 2023/07/07 11:31:14 최종수정 2023/07/07 12:57:45
[베이징=AP/뉴시스]20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근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경찰이 경계를 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중국 최대 정치 행사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오는 21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다. 올해는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야 참석할 수 있고 현장 취재도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05.20.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8년만에 중국 여행을 떠날 예정입니다. 반간첩법 때문에 걱정돼요. 지도를 캡처해서 번역기를 돌리는 것도 안 될까요?"(중국 여행 예정자 A씨)

중국이 이달 초부터 '반간첩법'을 시행에 나선 가운데 휴가철 중국 여행을 앞둔 이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1일부터 간첩행위의 정의를 확대하고, 행정처분을 강화하는 '반간첩법'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다. 기밀 정보, 국가안보와 이익에 관한 문건·데이터 등을 정탐·취득·매수·불법제공하거나 국가기관·기밀 관련 부처·핵심 정보 기반시설을 촬영하는 행위 등을 간첩행위에 추가했다. 또 간첩행위를 했으나 간첩죄가 성립되지 않는 경우에도 행정구류 등 처분이 가능하도록 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법 시행과 관련, 미국인들의 중국 여행 자제를 권고한 상태다. 미 국무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중국을 여행하거나 거주하는 미국 시민들이 범죄 혐의에 대한 정보 없이 영사 서비스도 받지 못하면서 구금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미국 시민의 중국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31만명이 가입한 중국정보공유 카페 '중정공' 등 국내 중국 여행 관련 커뮤티니에는 '반간첩법'에 대한 우려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여행을 앞두고 있는 A씨는 지난 6일 "다음주에 어머니를 모시고 중국여행을 갈 예정인데 반간첩법 때문에 걱정된다"며 "지도를 캡처한 후 번역앱을 돌리는 것도 문제가 되느냐"고 질문했다. B씨는 "반중, 반정부 관련 게시물을 검색하거나 보는 것만으로도 잡아간다는 말들이 돌고 있어 혼란스럽다"며 "정확하게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외교부는 해외안전여행 사이트를 통해 "우리나라와는 제도·개념 등의 차이가 있어 예상치 못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 상태다.

외교부는 ▲중국 국가안보 및 이익과 관련된 자료(지도·사진·통계자료 등)를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스마트폰·노트북 등 전자기기에 저장하는 행위 ▲군사시설·주요 국가기관·방산업체 등 보안통제구역 인접 지역에서의 촬영 행위 ▲시위현장 방문과 시위대를 직접 촬영하는 행위 ▲중국인에 대한 포교, 야외 선교 등 중국 정부에서 금지하고 있는 종교 활동 등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어 "위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공관으로 연락하고, 중국 당국에 체포 또는 연행되는 경우 공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영사접견을 적극 요청하라"며 "국내 가족이나 연고자에게 행선지·연락처 정보 등을 미리 알려 위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시 연락가능하도록 비상연락망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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