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담장에 뭘 숨겼다" 신고…마약 조직 검거(종합)

기사등록 2023/07/06 16:58:41

주범들, 선후배 사이로 마약 투약 전력

심야 시간 서울 주택가 일대에서 유통

경찰, 주민 신고 전화 받고 수사에 착수

2만여명 동시 투약·10억원 상당 마약 압수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6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 회의실에서 박원식 형사과장이 ‘엑스터시·LSD 등 다량의 마약류 제조·유통한 조직원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7.06.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서울 일대에서 2만여명 이상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제조하고 유통하려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3일과 30일 마약류를 제조·유통한 A(28)씨 등 4명과 매수·투약자 1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2명을 구속했다. 이에 앞서 운반책 2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운반책 1명에게는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A씨 등 4명은 청소년 때부터 알고 지내던 동네 선후배 관계로 모두 마약 투약 전력이 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최근까지 교도소에 복역하다 출소한 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마약류 공급 ▲제조 ▲유통 ▲제조·은신처 및 편의 제공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경기도에 은신처를 마련하고 불상의 상선으로부터 공급받은 마약류를 제조·가공한 후 심야 시간에 서울 주택가 일대에 마약류를 은닉하는 방식으로 유통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올려 운반책을 모집하고, 수도권 일대 매수 투약자들에게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류를 유통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서울 용산경찰서는 6일  오후 엑스터시·LSD 등 다량의 마약류 제조·유통한 조직원들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용산경찰서 마약수사팀이 압수한 물품들. 2023.07.06. suncho21@newsis.com

경찰은 지난 5월 중순께 "심야에 수상한 사람이 집 담에 뭔가를 두고 갔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12일 마약류를 숨기고 간 운반책 B(26)씨를 추적해 붙잡은 뒤 A씨를 비롯한 제조·유통책 4명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일당의 주거지, 은신처, 차량 등에서 2만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10억1800만원 상당의 마약류와 엑스터시 가루를 정제로 만드는 제조기를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이 가명의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마약류를 판매해 막대한 범죄 수익을 창출했을 것으로 보고 범죄 수익금의 향방을 추적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익명성과 비대면성을 이용한 마약류 유통 범죄가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마약류를 제조·유통하는 조직 사범을 검거한 것은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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