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의 꿈 남아있습니다"…'올스타' 노시환의 이색 목표

기사등록 2023/06/28 10:03:49

노시환, 2023 올스타 베스트12 선정…"자부심 생겨"

한화 이글스 노시환. (사진=한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김주희 기자 = "마음 한편에 투수의 꿈이 남아있거든요."

처음으로 '꿈의 무대'를 밟게 된 한화 이글스 노시환(23)의 눈이 여느 때보다 반짝였다. 익숙했던 '타자' 노시환이 아닌 '투수' 노시환의 모습까지 보여주고 싶단 욕심도 드러냈다.

노시환은 2023 KBO 올스타 베스트12에 나눔 올스타 3루수로 선정됐다. 팬 투표(96만509표)와 선수단 투표(181표) 모두 경쟁자들을 가볍게 제쳤다.

2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만난 노시환은 "TV로만 보던 올스타전인데 직접 나가는 건 처음이라 기대가 된다. 뽑아주신 만큼 나가서 좋은 모습,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에게 올스타전은 닿을 듯, 닿지 않았다.

프로 데뷔 첫 해 퓨처스(2군) 올스타로 뽑혔지만 1군에 콜업돼 교체됐다. 2021년에는 처음으로 올스타 12에 선정됐지만 그해 코로나19로 인해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았다.

사실상 올해 올스타전이 처음으로 나서는 무대다.

프로 데뷔 후 5번째 시즌을 지내고 있는 노시환은 올해 27일까지 타율 0.313, 13홈런 46타점 42득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안타(86개) 3위, 홈런 3위, 타점 5위, 득점 공동 6위, 장타율(0.513) 3위 등 내심 올스타 선정을 기대할 법한 성적이다.

노시환도 본심을 감추지 않았다.

"성적이 나쁘지 않으니 뽑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했다"며 씩 웃은 노시환은 "만약 (투표로) 뽑히지 않더라고 감독님 추천을 통해서라도 꼭 한 번 나가서 올스타전을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베스트12로 나간다는 게 엄청 자부심을 갖게 된다"고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힘겨운 과정까지 이겨내 더 의미가 있다. 시즌 출발부터 호쾌한 타격을 선보였던 노시환은 지난달 갑작스레 난조에 빠지며 43타석 연속 무안타로 고전했다.

노시환은 "전반기를 치르며 힘든 과정도 있었다. 무안타가 길어져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성적을 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안 좋을 때 타격폼을 바꾸거나 했다면 무안타 기록이 빨리 깨졌을 수도 있지만 그 이후에도 안 좋은 게 오래갔을 거다. 작년에도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내 루틴들에 집중하다 보니 무안타 기간은 길어졌지만 이후에 기분 좋게 올라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 (사진=한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별들의 축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자신에게 표를 던진 이들을 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다짐하면서 마운드에 대한 열망도 내비쳤다.

경남고 시절 투수를 병행했던 노시환은 투수 등판에 대해 "너무 재밌을 거 같다. 지금 타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 마음 한편에 자그마한 투수의 꿈이 남아있다. 올스타전에 나가서 투수를 하면 진짜 재밌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젊기 때문에 그래도 시속 145㎞이상은 나올 거 같다. 감독님께서 나가라고 하시면 나가고 싶다. 투수도, 홈런 레이스도 나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밝혔다.

사실 그는 프로 입성 후에도 투수로 나선 적이 있다.

한화는 2020년 6월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0-11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9회 마운드를 노시환에게 맡겼다. 노시환은 나성범에게 투런포를 맞는 등 1이닝 1피안타 1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노시환은 "올스타전에서 투수로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다. 프로에서 (마운드에) 한 번 나갔는데 나성범 선배에게 맞아서 안 좋은 기억이 있긴 하다. 올스타전에서 나가면 삼자범퇴를 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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