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역사' 고려시멘트 장성공장 7월 폐쇄…고용승계 갈등

기사등록 2023/06/22 11:38:46

영암 대불산단에 새공장 준공 가동 준비…78명 해고 위기

[장성=뉴시스] 전남 장성군은 고려시멘트 공장 부지에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고려시멘트 앞 전경. 2018.08.10. (사진 = 장성군 제공)  photo@newsis.com

[장성=뉴시스] 이창우 기자 = 1973년 준공해 지역경제 발전에 일조해 온 50년 역사의 고려시멘트 전남 장성공장이 사실상 문을 닫게 됐다.

공장 이설 필요성에 따라 영암 대불산단에 2021년 신공장을 착공한 가운데 최근 설비 가동준비에 들어가면서 기존 장성공장은 폐쇄 수순을 밟고 있어서다.

22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고려시멘트 측은 노후한 장성공장에 추가로 시설투자를 하는 것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고로 슬래그시멘트' 공장을 영암 대불산단에 준공하고, 장성공장 폐쇄를 검토 중이다.

여기에 장성공장 부지는 장성군과 지난 4월 '공장부지 개발모델 기본구상·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무리 짓고 택지 등으로 개발하기 위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개발을 위한 용역 대상 지역은 장성읍 단광리, 황룡면 월평리 일대 고려시멘트 부지 32만㎡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고려시멘트 부지는 주거형·산업형·산업유통형·관광휴양형·복합형으로 개발할 수 있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고려시멘트 사측은 노동조합과 지난해 11월부터 고용승계 관련 협의를 진행해왔다.

노사는 올 3월15일 본격적으로 교섭을 시작해 지난 13일 10차까지 마라톤 협상을 이어왔지만 고용승계 범위를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9차 교섭이 진행 중이던 지난 12일 등기우편으로 장성공장 정규직 78명 전원에게 '해고통지서'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측은 직장(공장)폐쇄 예정 한 달 전 시점까지 해고통지서를 보내야 한다는 법 규정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사측이 12일자로 해고통지서를 보낸 것은 '7월11일 공장 폐쇄'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려시멘트 장성공장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지난해 11월 목포공장 가동 인원으로 12명을 제외한 65명을 해고하겠다고 교섭 전에 통보해 왔지만 지난 12일 78명 전원을 대상으로 해고통보서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2019년 2월 사측이 장성군과 '고려시멘트 부지 개발모델 기본구상·타당성 조사 용역 공동수행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장성공장 부지 개발계획 확정 시점으로부터 최소 10년 간 장성공장 근로자의 고용대출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협약 사항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고려시멘트 장성공장 관계자는 영암 신공장 준공에 따른 공장 이설과 고용승계와 관련해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담당자가 없어서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고려시멘트 측은 한국시멘트협회 보도자료를 통해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환경 규제가 덜한 고로슬래그시멘트 생산공장을 전남 영암에 준공해 종업원의 고용승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현재 고려시멘트 장성공장에는 정규직·촉탁직, 협력·용역업체까지 총 120여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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