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사무장병원 등 불법적으로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해 운영하는데 가담한 사람 10명 중 4명은 의사·약사로 나타났다. 가담자의 약 30%는 사무장이나 명의 대여 등 여러 요양기관에 걸쳐 불법행위를 되풀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지난 2009년~2021년 불법개설기관(의료기관 및 약국) 가담자 현황을 직종별·요양기관 종별 및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불법개설 가담자란 건보수가 등 이득을 부당하게 취득하려는 목적으로 의료기관·약국을 개설할 때 명의를 빌려주거나 사무장(실운영자), 공모자, 방조자 등으로 적발된 사람을 뜻한다.

지난 2009년~2021년 적발된 불법개설 기관에 가담한 인원은 총 2564명이었다. 이중 자연인은 2255명(87.9%), 법인은 309곳(12.1%)이다. 기관 유형별로 살펴보면 의료기관 불법개설 가담자는 2240명(87.9%), 약국의 경우 331명(12.9%)이었다. 이 중 사무장 7명은 의료 기관과 약국에 중복 가담하기도 했다.

가담 유형별로는 사무장이 61.7%로 가장 많았다. 명의 대여자는 28.0%, 공모자는 9.5%, 방조자는 0.8%순이었다.

의사와 약사는 주로 명의 대여자로 가담하고, 다른 보건의료 인력과 일반인은 주로 사무장으로 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의 경우 명의 대여자 86.3%, 사무장 10.0%, 공모자 3.6%, 방조자 0.1%로 나타났다. 사무장 병원에 가담한 의사 직종으로는 의과의사 448명(60.1%), 한의사 198명(26.6%), 치과의사 99명(13.3%) 순이다.

자연인 신분의 전체 가담자 2255명의 직종은 일반인이 1121명(49.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사 748명(33.2%), 약사 198명(8.8%), 기타 보건의료인 178명(7.9%), 간호사 10명(0.4%) 순이다. 이들은 총 3489개의 기관에 가담했는데, 1인당 평균 1.5곳에 참여한 셈이다.

전체 가담자의 약 30%는 하나의 요양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개의 기관에 걸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2개소 이상 기관 개설에 가담한 사람은 755명(29.4%)이었다. 임모 씨는 사무장으로 최다 31개소, 법인은 요양병원 등 최다 32개소를 불법 개설하는데 가담하기도 했다.

건보공단은 "사무장으로 가담하는 보건의료 인력의 재가담률이 높은 이유는 의료기관의 운영 시스템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가장 많았다. 50대가 737명(32.7%), 40대가 596명(26.4%), 70대 이상이 339명(15%)이었다. 종별로 의료기관은 50대가 33.6%, 약국의 경우는 70대 이상이 37.5%로 가장 많았다.

명의 대여자로 가담한 의·약사 978명 중 70대 이상이 330명(33.7%)으로 가장 많았다. 50대 206명(21.1%), 40대 183명(18.7%), 60대 156명(16.0%), 30대 97명(9.9%),20대 6명(0.6%)가 뒤를 이었다.

사무장으로 가담한 사람 중 50대가 914명(42.5%)으로 가장 많았으며 40대 616명(28.6%), 60대 343명(15.9%), 30대 200명(9.3%), 70대 79명(3.7%), 20대 1명(0.0%)였다.

건보공단은 "40~50대의 사무장이 고령으로 인해 건강 상의 문제가 있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70대 이상의 의·약사를 고용해 불법으로 기관 개설·운영한다"며 "가담자의 약 30%가 반복해 재가담하는 등 불법 행위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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