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원 7명 인선 완료…4명이 친명계
비명계 추천은 배제…계파 안배 안돼
김은경, '당내 분열 조장 무관용' 발언에 술렁
[서울=뉴시스] 이승재 여동준 기자 = 이제 막 첫발을 뗀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칭)를 바라보는 비명계 의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당초 예상과 달리 위원단이 친명 일색으로 꾸려진 탓이다.
민주당 혁신위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혁신위원 7명을 인선했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당 조직사무부총장을 맡고 있는 이해식 의원이 유일하게 참여했다. 대표적인 이해찬계인 이 의원은 동시에 범친명계이기도 하다. 다른 당 내부 인사인 이선호 울산광역시당 위원장도 친명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 외부에서 뽑은 혁신위원 면면을 봐도 친명 성향이 짙은 인물들이 포진해 있다.
정책연구소 LAB2050의 윤형중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제주선거대책위원회 공동본부장이었다. 또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의 대리인으로 대통령 후보 등록을 하기도 했다.
당초 위원단 구성 과정에서 계파별 안배를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혁신기구에서 논의될 의제들이 내년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계파 안배가 점쳐졌었다. 이외에 대의원제 폐지 등 당원권 강화 논의도 계파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의제여서 계파들이 혁신위원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실제로 비명계에서는 몇몇 의원을 혁신위원으로 추천했지만 최종 선임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에게 조직 구성 권한을 줬지만 결국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겠냐는 말도 돈다. 소위 '친위 쿠데타'를 시도했다는 표현이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심심치 않게 나온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 입장에서는 전날 불체포특권을 포기했으니 이제부터 원하는 사람을 앉혀서 주도권을 가지고 당 지지율을 올리는 작업을 해나가겠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혁신위가 어떻게 활동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있었던 김 위원장의 '무관용' 발언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시각 이후 당내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고 혁신의 동력을 저해하는 모든 시도와 언행에는 일절의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을 겨냥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비명계를 지목한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른 비명계 재선 의원은 "수박 공세가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런 취지라면 긍정적"이라며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대상으로 했다면 독재를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비명계 핵심인 한 중진 의원은 "대표에게 비판도 못하면 그게 당이겠나. 그런 취지의 발언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당대표는 물론 혁신위도 비판할 수 있다. 비판하되 혐오감을 주지 말라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현재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해 칼날을 들이대야지 애꿎은 몇몇 사람들에게 겁주는 얘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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