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불 질러 아들 죽게 만든 50대, 항소심도 징역 8년

기사등록 2023/06/11 10:00:00

법원 "죄질 좋지 않으나 의사결정 미약 상태 등 고려"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수원법원종합청사. 2022.04.26. gaga99@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집에 불을 질러 아들을 죽게 만든 5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3-2부(고법판사 김동규 허양윤 원익선)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A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 명령을 내린 바 있다.

A씨는 2022년 6월14일 오후 6시께 사람이 있다는 집 안에 사실을 알면서도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마음먹고 방 안에 불을 질러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아들 B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평소 남편과 아들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자주 들어오며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얹혀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데다 아들 B씨에게 카드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등 여러 경제적 위기 상황에 놓이자 절망감에 빠져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경도의 정신지체로 인해 사물을 변별한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한 능력이 미약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주거지에 남편과 아들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불을 질러 그로 인해 아들이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를 일으켜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유족이 엄벌을 원하고 있다"며 "다만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한 능력이 미약한 상태서 범행한 점,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도 이 사건으로 매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후 A씨와 검사는 각각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판단도 원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은 피고인에게 유·불리한 여러 정상들을 충분히 고려해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며 달리 양형에 반영할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변경도 없워 원심의 선고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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