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노태우 아들, 청와대 대통령 전시 방문…깜짝 해설사로

기사등록 2023/06/05 11:27:30 최종수정 2023/06/05 11:30:00
[서울=뉴시스]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가 지난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전시를 찾았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3.06.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와 노재헌씨(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가 청와대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역대 대통령 특별전시를 찾았다.

5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김씨와 노씨가 지난 주말 청와대의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전시장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관람객들이 모여들자 즉석 해설사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 3일 전시장을 찾은 김씨는 김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소품으로 전시된 조깅화 앞에서 청와대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아버님의 대통령 재임 시기는 결단의 연속이었고, 새벽 조깅은 그 결단을 다듬어 가는 준비의 시간이었다. 금융실명제 단행을 발표하던 날은 구상을 하다 보니 평상시보다 훨씬 빠르게 달렸는데 당시엔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것이 금융실명제 실시의 전격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방한한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청와대 경내에서 조깅할 때 김 전 대통령의 승부 근성이 발동해 두 사람의 조깅 속도가 점점 빨라져 마지막엔 마치 100m 달리기처럼 됐었다는 이야기다. 친구와 함께 온 60대 관람객은 "조깅화를 통해 김영삼 대통령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4일 전시장을 찾은 노씨도 노 전 대통령의 상징 소품인 퉁소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아버지가 직접 불던 오래된 퉁소다. 7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유품으로 남겨주셨다고 들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안 계셔서 외롭고 슬플 때, 퉁소와 음악으로 서러움을 씻어냈다고 한다. 아버지의 이러한 음악적 감성이 '보통사람의 시대'를 선언하는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퉁소를 꽤 잘 불었고, 노래도 잘했다. 그런데 그 DNA가 제게 온 것 같지는 않다"고 했고, 관람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서울=뉴시스]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가 지난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전시를 찾았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3.06.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도 구리시에서 가족 3대가 함께 온 50대 관람객은 "노태우 대통령이 노래를 잘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는데, 퉁소와 휘파람에 능숙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청와대 개방 1주년을 기념해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엔 지난 1일 오후 일반 관람을 시작한 후 2만3880명이 다녀갔다. 주말인 3일과 4일에만 1만7145명이 관람했고, 관람객들이 몰릴 땐 본관 앞 입장 대기줄이 200m 가까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역대 대통령 12명의 리더십을 설명해 주는 상징적인 소품에 초점을 맞춰 꾸며졌다. 현재 청와대 본관은 청와대 시설물 보호와 관람객 안전을 위해 관람객 동시 수용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본관 내 그림들을 복원한 '본관 내부 복원 프로젝트' 전시, 청와대에서 쓰던 식기와 가구를 배치한 춘추관의 '초대, 장' 전시와 함께 8월28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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