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나희승 전 코레일 사장 '해임처분 취소소송'…'한 지붕 두 사장' 우려

기사등록 2023/06/02 16:26:49 최종수정 2023/06/02 16:43:16

1일 서울행정법원에 해임처분무효 확인 소송

정부 지난 3월 잇단 철도사고에 나 전 사장 해임

승소시 한 지붕 두 사장…내부 "혼란스럽다" 반응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나희승 코레일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특별감사를 실시해 나희승 코레일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건의, 이날 회의에서 논의 후 해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2023.02.2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잇따른 철도사고로 정부로부터 해임된 나희승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일 내부는 혼란스럽다는 분위기다.

3일 법조계와 철도업계에 따르면 나 전 사장은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에 해임처분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월과 7월 대전-김천구미역 KTX 열차 궤도이탈과 대전조차장역 SRT 열차 궤도이탈, 11월 오봉역 사망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사고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코레일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국토부는 코레일에 과징금 18억 원을 부과하고, 나 사장의 해임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3일 나 전 사장의 해임을 재가했다. 나 전 사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해임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됐다.

뉴시스는 나 전 사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받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나 전 사장이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최정학 전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과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사례처럼 코레일도 한 지붕 두 사장 체제가 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 전 사장이 이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제10대 사장인 나 전 사장과 제11대 사장이 공동으로 코레일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자신의 운동을 위해 이른 새벽 운전기사를 관사에 대기시키고, 드론교육센터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부적절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정부로 부터 해임된 최창학 전 LX 사장과 같은 해 9월 태풍 위기 부실대응 및 행적 허위보고, 기관 인사운영의 공정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 등으로 해임됐던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해 복직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대전 한국철도공사 본사의 모습. (사진=한국철도공사 제공) 2022.12.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코레일 내부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나 전 사장이 지난 3월3일 정부로 부터 해임되면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은 3개월로 오는 3일까지였다.

그런데 나 전 사장이 소송기간 이틀을 남겨두고 자신의 해임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코레일 내부에서는 잇따른 철도사고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E(매우미흡)를 받은 바 있고, 이로 인해 내부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올해도 최저점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잇따른 철도사고에 3만여 직원의 수장이었던 분이 자성해야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했으면 한다"고 나 전 사장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한편 코레일은 나 전 사장의 해임으로 제11대 사장 선임에 대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1일 사장 지원자 13명 중 서류 및 면접심사를 통해 5명의 후보자를 추렸다. 이르면 내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을 실시하면 이르면 내달 안에 대통령이 최종 한 명을 임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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