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폭력진압' 경찰 일제히 규탄…"윤희근 사퇴하라"

기사등록 2023/06/02 11:30:00 최종수정 2023/06/02 11:56:04

금속노련 사태로 노정갈등 절정 달해

"윤 청장, 폭력진압 조장하고 부추겨"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2023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2023.05.0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지난 30일 벌어진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간부 과잉 진압 사건으로 노정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양대노총이 일제히 경찰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윤희근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금속노련의 상위 연합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 남용 책임자인 윤 청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윤 청장은 지난달 30일 내부 통신망에 집회 관리에 공적을 세우면 포생하겠다며 경감 이하 실무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특별 승진 계획을 공지했다"며 "바로 그날 광양에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에 대한 폭력적인 연행이 이뤄졌고, 이튿날 연이어 김준영 사무처장도 망루에서 처참히 끌어내려졌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러한 경찰의 폭력 진압을 조장하고 오히려 부추긴 최종 책임자 윤 청장의 사퇴를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번 광양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윤석열 정권의 노동적대정책, 노조혐오에서 비롯됐다"며 "탄압에는 더 거센 저항과 투쟁으로 맞받아치며 정권심판의 날을 위해 한발짝씩 전진해나가겠다"고 대정부 투쟁 의지를 강조했다.

한국노총 집회에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경찰청 앞에서 고(故)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분향소 설치를 저지한 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윤 청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31일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력투쟁 대회'를 연 뒤 파이낸스빌딩 앞에 양씨의 추모 분향소를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경찰은 분향소 설치를 저지하면서 조합원 4명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3명도 부상을 당했다.

민주노총은 "윤석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전두환 독재정권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이날 노동자와 시민은 어떠한 불법행위나 폭력도 행사하지 않았고 평화롭게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촛불문화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경찰은 집회시위법 위반과 불법적치물을 운운하면서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찰청장이 앞장서서 특별승진을 내걸고 노동자 투쟁에 대한 강경대응을 연일 주문하고 있는데, 백주대낮에 생존권 투쟁을 하는 노동자가 목이 짓눌리고 팔이 꺾이며 수갑이 채워지고 있다.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가 경찰 진압봉에 무차별적으로 맞아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리고 있다"며 "이는 정권의 국정 실패를 노동자 죽이기로 가리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죽이기에 앞장서고 집회의 자유를 부정하는 경찰 수뇌부는 퇴진하고,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고 시민분향소의 불법 침탈을 사주한 윤 청장은 사퇴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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