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조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모 업비트 법률책임자(CLO)등 관계자들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3차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 조사단원이 업비트 관계자들에게 "지난해 1월 김남국 의원이 빗썸에서 업비트를 경유해 코인을 옮길 때 실명인증이 되지 않은 지갑을 이용한 게 맞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업비트 관계자는 "업비트는 인증 받은 지갑, 실명 확인된 지갑으로만 출금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업비트 관계자의 답변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암호화폐를 주고받는 이들의 신원정보를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을 시행한 시점이 지난해 3월 25일부터 였기 때문이다.
당시 빗썸은 시행 두달 전 실명인증 은행인 NH농협은행의 방침으로 실명확인이 안된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클립'으로의 출금을 막았다.
알려진대로 김남국 의원은 지난해 1월 빗썸에 있던 위믹스 코인 62만여개(약 47억원)를 업비트로 보냈고 그 중 57만여개(약 44억원)는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인 '클립'으로 보낸 위믹스를 클레이스왑(코인 예치·교환 서비스 중 하나)으로 옮겨 다른 코인과 맞바꿨다.
업계에서는 김 의원이 빗썸에서 클립으로 가상자산을 옮기기 위한 창구로 업비트를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업비트는 트래블룰이 시행된 3월 25일 이후부터 실명 확인이 된 가상자산 지갑에만 출금을 허용했다. 즉 김 의원이 가상자산을 옮긴 지난해 1월 업비트는 실명 확인이 안 된 지갑에도 출금이 가능했다. 심지어 업비트는 김 의원의 가상자산 이동을 이상거래로 보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기도 했다.
해당 조사단원측이 3차 회의 직후 금융위원회와 업비트측에 다시 확인한 결과, 김 의원이 출금할 당시에는 업비트에서 비인증 지갑으로도 출금이 가능했다. 업비트가 3차 회의에서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한 셈이다.
해당 조사단원은 31일 열린 4차 조사단회의에서 업비트측에 "지난 26일 업비트 현안 보고 때 업비트 법무담당 책임자로 왔던 분이 업비트는 인증 받은 지갑, 실명 확인된 지갑으로만 출금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김남국 의원이 출금할 당시에는 비인증 지갑으로도 출금이 가능했다는 이야기를 숨긴게 아니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업비트 직원은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전화로 확인해보고 답변드리겠다"고 말한 뒤 잠시 회의장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비트측은 4차 회의가 끝날 때까지 조사단에 설명을 하지 않았다.
조사단 관계자는 "뻔히 드러난 사실에 대해 물었는데도 업비트측이 책임을 벗기 위해 얼렁뚱땅 책임을 회피하고 넘어가려고 한 것"이라며 "코인업계는 김남국 사태에도 불구하고 코인업계를 향한 국민들의 불신과 의혹의 눈초리에서 벗어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한 언론은 이재원 빗썸 대표가 국민의힘 조사단 회의에 참석해 '빗썸도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이상거래에 대해 지난해 3월 FIU(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김 의원의 이상거래를 FIU에 신고한 거래소는 업비트 뿐이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조사단 3차 회의에 참석해 김 의원의 이상거래 신고 문제에 대해 '왜 다들 빗썸이 당시 FIU에 신고를 안 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김 의원의 이상거래 직후 빗썸의 신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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