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미사일 운용 '눈' 역할…대미 억제력 과시
경제난·확장억제 강화에 조바심도 엿보여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 전략 자산을 비롯해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 등 한국에 배치된 주요 전력 및 한미 군사 움직임을 지금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 한미의 대북 억제력을 약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정찰위성은 전술핵, 전략핵과 함께 북한판 3축 체계 가운데 하나로 핵 미사일 체계를 운용하는 데 있어 상대국을 살피는 '눈'의 역할을 한다.
북한은 그간 한미일을 겨냥한 전략·전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다양한 투발 수단은 개발했으나, 이를 적시에 운용할 정찰위성은 갖추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정찰위성까지 확보하면 보고 때릴 '눈'과 '주먹'을 다 갖게 돼 군사적 효용성과 실용성이 배가되는 것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를 먼저 사용할 수 있는 '핵 선제타격'까지 시사한 만큼 우리에게는 상당한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중요한 과업 중의 하나로 제시하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18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시험'을 했다고 밝히며 지난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군사정찰위성 1호기' 제작이 완성됐다고 밝혔고, 김정은은 지난 16일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한 뒤 위원회의 '차후 행동 계획'을 승인했다. 첫 공개 후 2년 반 만에 실행에 옮긴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정찰위성 보유는 "한미의 압도적인 정찰능력과 대비되는 북한의 열악한 정찰능력의 비대칭성을 극복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정찰위성을 확보하면 전술핵, 전략핵 운용에 있어 정확성, 정밀도, 관측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찰위성을 보유함으로써 대미 억제력을 갖고 있고, 한미일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결국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이미 완성했거나 개발하고 있는 다양한 미사일과 핵투발수단을 목표에 명중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확한 위치 및 이동정보를 실시간에 제공받기 위함"이라며 "핵무력을 활용하려면 표적을 확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찰위성 확보가 수순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반도를 함께 감시하려는 북한의 군 정찰위성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적어도 5기 정도를 발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히 한두 기 정도를 올려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최소 다섯 기 이상, 많게는 30기 이상을 올려야만 실시간이라는 의미를 갖는 정찰 감시가 가능하다"며 "정찰위성을 바로 쏠지 다른 정찰 수단을 좀 더 강구할지는 모르겠지만 추가적인 정찰 수단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김정은은 경제 분야에서 이렇다할 성과가 없기 때문에 정찰위성과 군사 분야 더 집착하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북한의 도발에 한미가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 등으로 대응하고 있어 조바심도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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