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발견에도 줄곧 범행 부인
"증거인멸과 도망 염려 있어"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70대 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한 후 아파트 지하주차장 집수정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아들 김모씨가 30일 구속됐다. 김씨는 아버지의 잔소리가 범행 이유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북부지법 이창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존속살해, 사체 은닉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 29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부친 A(70)씨를 흉기로 살해한 후 지하주차장 집수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일 0시48분께 아파트 지하주차장 바닥에 핏자국이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지하 2층 주차장 기계실 집수정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으로 김씨가 부친의 시신을 끌고 가는 모습을 확인해 김씨가 집에서 A씨를 살해한 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주차장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파악했다.
시신을 지하로 옮긴 뒤 집에 돌아간 김씨는 같은 날 오전 2시24분께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차 조사를 진행하며 범행동기 등을 집중 추궁해 김씨로부터 "평상시 아버지로부터 잔소리를 듣는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의 집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음에도 김씨는 줄곧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모친도 범행 동기를 알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2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북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는가', '왜 살해했는가', '시신은 왜 유기했는가', '아버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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